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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불편하다 해서 권리 포기할 수 없다"주권 행사 교통약자이동차량 한 몫
중증장애인·노약자 등 투표소 이동 지원
한 권 기자
입력 2012-12-20 (목) 01:30:35 | 승인 2012-12-20 (목) 01:32:21 | 최종수정 2012-12-20 (목) 01:35:21
   
 
   19일 일도2동 신천지아파트 새마을문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이소의씨가 특별교통이동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한 권 기자  
 
19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는 대대적인 '작전'이 펼쳐졌다.
 
10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몸의 반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청자 할머니(73·여)의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위해 적잖은 인원이 투입됐다.
 
매달 한 번 부산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 할머니는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예정보다 빨리 귀가했다. 서둘러 항공편을 마련하고 집까지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상당했을 터지만 할머니는 아침 일찍부터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전동휠체어를 의지하는 이 할머니의 발이 되어 준 것은 다름 아닌 특별교통이동차량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할머니의 요청을 받고 일찌감치 배차 계획을 세웠고 희망하는 시간에 맞춰 투표장 이동을 도왔다. 이 할머니는 "주변에 아는 사람 도움을 받을 때는 눈치가 보였지만 이제는 (특별교통이동)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며 "늙은 할머니의 표도 중요한 것 아니냐"고 웃었다.
 
지난 5월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이소의씨(67·장애3급) 역시 일도2동 신천지아파트 새마을문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장 안에서는 아내의 도움을 받았지만 투표장까지 가는 길에는 특별교통이동차량이 동행해줬다.
 
이씨는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내 한표가 대한민국의 5년을 결정한다는 마음을 갖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뇌병변 장애1급인 강영희(43·여)도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전에는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투표하러 가지 않을 이유를 찾곤 했다"며 "스스로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권리를 이동차량의 도움으로 행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처럼 특별교통이동차량을 올해 처음, 아니면 몇 번이나 망설였던, 그리고 계속해 지키고 싶은 투표권 행사에 나선 이들은 줄잡아 25명(제주시 16명·서귀포시 9명)이나 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센터장 강석봉)는 선거를 앞두고 투표장 이동 지원을 요청하는 문의가 잇따르면서 19일 오전 7시부터 특별교통이동차량 12대를 투입, 거동이 불편한 재가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도왔다.
 
서비스 특성 상 마을과 떨어지거나 투표소와 거리가 먼 희망자가 많아 요청을 다 소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만큼 투표권 행사에 대한 의지가 대단했다. 시간에 쫓겨 투표를 하지 못했던 직원들이 이들의 모습에 짬을 내 투표를 했을 정도다.
 
이날 특별교통이동차량의 운전대를 잡았던 현성희씨(40·여)는 "추운 날씨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며 "이 분들의 투표를 도울 수 있어 뜻깊은 날이 됐다"고 말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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