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읽기」(김의기 지음)=저자인 김의기는 WTO의 국제통상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세계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각국의 내로라하는 인재들 사이에서 무역 협상을 조율했고, 강의를 위해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문화권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상대하며 김의기는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바로 그들이 못 말리는 독서광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살아온 이들이 공통적으로 읽는 책은 무엇일까? 김의기는 각국 인재들이 최고로 손꼽는 서른 개의 작품을 선정하고, 세계인의 눈으로 그 작품을 분석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인간의 의지를 확인하고, 「레 미제라블」에서 뜨거운 휴머니즘을 발견했으며, 「돈키호테」에서는 미치고 싶은 시대의 바람을 읽어냈다. 김의기의 독서 노트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며 세상과 나누는 대화이다. 다른세상·1만4800원.

 

 

 

「우아한 연인」(에이모 토울스 지음·김승욱 옮김)=세계 대공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1938년 미국 뉴욕. 방황하는 연인들의 운명적인 사랑, 정체성과 자부심을 그린 「우아한 연인」은 출간되자마자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카포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떠올리게 한다는 찬사와 함께 문단과 언론, 독자에게 극찬을 받으며 문학성과 대중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보기 드문 성과를 이뤄냈다. 화려한 이면에 존재하는 온갖 추악한 비밀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 뉴욕에서 정처없이 표류하는 개인, 삶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우연과 선택의 순간, 걷잡울 수 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제각기 흘러가는 인물들의 삶이 30년대 뉴욕의 낭만적인 재즈선율에 실려 매혹적으로 그려진다. 황금기의 뉴욕에 바치는 향수어린 러브레터인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1930년대 맨해튼의 삶으로 낭만적인 시간여행을 선물한다. 은행나무·1만4000원.

 

 

「일러스트 이방인」(알베르 카뮈 지음·호세 무뇨스 그림·김화영 옮김)=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출간 70주년을 맞아 그래픽 노블 거장의 특별 에디션이 나왔다. 750만 이상이라는 경이적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의 일러스트판을 맡게 된 이는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세계적 거장 호세 무뇨스다. 무뇨스는 이번 작업을 위해 알제리를 두차례 방문했고, 숨막히는 부조리로 가득한 소설 속 현실을 최대한 완벽하게 재현해내기 위해 '흑'과 '백'이라는 두가지 색깔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책은 지난봄 벨기에에서 열린 무뇨스의 전시회와 때를 같이해 출간됐고, 현지에서 커다란 화제를 일으키며 찬사를 받았다. 특히 20세기 초의 하드보일드 영화들에 등장했던 배우들의 얼굴과 카뮈의 얼굴이 묘하게 섞인듯한 뫼르소의 모습, 마치 작열하는 빛을 향해 권총을 겨누는 듯한 모습은 백미다. 책세상·1만8000원.

 

 

「나 자신과의 대화」(넬슨 만델라 지음·윤길순 옮김)=인간의 평등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세계의 민중을 위해 온 생애를 바친 넬슨 만델라. 그가 1960년대 초반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하면서 쓴 일지부터 27년여의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감옥에서 쓴 편지와 일기, 사적 대화의 녹취록까지 자신의 개인 문서 보관소를 열어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위대한 지도자의 사생활을 들려준다. 아프리카 민족회의의 청년회원으로 활동하며 무력 투쟁을 위한 군사훈련까지 받았던 피 끓는 청년 시절부터, 감옥에 수감되어 사색의 힘을 얻고, 석방되어 ANC 의장으로 선출되어 실용적인 노선을 추구하고, 마침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까지, 도저히 한 사람의 일생이라 믿을 수 없는 역동적이고도 험난한 삶 속에서 그가 겪은 갈등과 세계관의 변화, 그 속에서 내린 결단의 순간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다. 알에이치코리아·1만5000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