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 명예연구관·논설위원

   
 
     
 
얼마 전 농협중앙회 서귀포시지부와  서귀포시가 공동으로 운영한 서귀포시 농업인대학 수료식이 있었다.

지난 5월 초 개강해 6개월 동안 농업인에게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위기를 기회로'라는 구호아래 개방화시대에 농업인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전문경영지식 습득과 함께 전문적이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농업인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농협과 서귀포시가 운영해 왔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교육을 비롯해 경영과 마케팅교육, 생산한 농산물을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를 위시한 판매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하고 효율적으로 진행 되는 것을 보면서 분명 우리 농업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발견 할 수가 있었다.

한때는 전 국민의 60%였던 농업인은 언제부터인가 감소되기 시작해  현재는 5% 미만 겨우 30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농업을 3D업종쯤으로 생각해 자식들에게 농사를 물려주려는 농업인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농업현장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고 농업소득도 현상유지 정도의 수준이었다. 관행농업에 젖어 발상의 전환을 하지 못했고 차별화하려는 노력도 부족해 농가경쟁력은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가 체결 및 비준이 완료되었고 최근엔 한-중 FTA 까지 체결 절차를 밟고 있으니 우리 농업의 붕괴는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공부하고 학습하는 농업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우리 농업에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는 듯 하다. 서귀포 농업인대학을 비롯해 많은 농업관련 교육을 통해 농업에도 경영과 회계를 도입하게 되었고 마케팅과 판매 교육을 통해 농업인들도 유통에 눈을 뜨게 되었다.

또 IT산업과 바이오산업을 활용 경쟁력을 높이고, 더 나아가 문화와 예술을 접목해 벤처농업을 실현하는 농업인도 늘어간다. 이들은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 차별화된 농산물로 부농을 이루고 FTA 체결에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농업인들이다.

이들은 또한 농업을 단순히 먹을거리만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농업이 갖는 환경적 가치와 공익적 기능을 생각하고 생명 산업으로의 농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며칠 전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시행하는 마이스터 대학 자격인증 시험이 있었는데 2년 과정의 농업 전문 과정을 학습하는 농업인을 비롯하여  최고농업경영자과정, 벤처농업대학과정, 감귤브랜드 대학, 부농프로젝트나 탑푸르트 사업 등을 통해 학습하는 농업인 면면을 보면 농업이 돈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고 농사일을 즐겁게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학습하는 농업인 모임인 감귤사랑동호회의 활동을 보면 매월 1회 이상 함께 모여 상호 토론과 교육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있으며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교류해 온 지식과 정보 등을 교류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 노력의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나 브랜드 감귤 생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고 조수익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농업인들은 경력이나 학력·기술력이 높은 분 보다 초보자나 심지어 귀농인들이 더 우수한 경우도 있었다. 

고정 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관행 농사를 짓는 분보다 비록 경험은 없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초보 농업인에게서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최근엔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 및 판매전략 그리고 홈페이지 활성화를 위한 사진촬영 교육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을 통해 네트워크를 다양화해 직거래 판매를 높여가고 있었다.  

이렇듯 공부하고 학습하는 농업인들이 늘어가는 한 제주 농업은 희망이 있고 FTA 체결과 수입개방이란 역경에서도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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