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13. 한부모가정 지희네

장애1급 아버지 구두수선가게 태풍에 전파
하루아침에 일터 잃어...재산피해 등 막심
경제사정으로 딸 학원조차 못 보내 안타까움 

올해 여덟 살인 지희(여·가명)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한창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에 부모가 이혼하면서 어머니의 따뜻한 품조차 느껴보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아버지가 일터로 나가면 텅 빈 집에는 어린 지희 혼자 남는다. 그런 지희가 아버지는 늘 눈에 밟힌다.

▲ 지희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가 일터에 나갈 때마다 휠체어를 밀어주며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준다.
지희는 일을 마치고 아버지가 들어오면 제일 먼저 젖은 수건으로 아버지의 시커먼 손톱과 손을 닦아드린다.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손을 만지며 눈물을 보일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지만 굳은 살인 베인 손에 '호' 불며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곤 한다.

이런 지희는 아버지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기쁨이다.

하지만 다른 또래 친구들과 달리 학교에서 돌아오면 돌봐줄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집에 있어야만 해 아버지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지희에게 미술학원이라도 보내주고 싶지만 경제적 사정으로 쉽지 않은데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을 볼때면 지희 아버지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온다.

지희 아버지는 생후 8개월때 소아마비를 앓아 이후 장애1급 판정을 받았다. 하반신을 거의 쓸 수 없어 휠체어에 의존한 채 지내고 있다.

지희가 다섯살 때 아내와 이혼한 후 불편한 몸으로 지희를 키우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희 아버지는 조그마한 구두수선가게를 운영하며 생계유지를 해 왔으나 지난해 여름 태풍 볼라벤때 전파되면서 하루 아침에 일터를 잃었다.

몸이 불편한 자신을 위해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지희의 꿈을 어떻게든 지켜주려고 이를 악물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점점 높아만 간다.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어렵게 구두수선가게를 다시 열었지만 태풍때 입은 재산피해와 생계비, 집세, 값아야 할 빚 등 막막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어머니 없이 혼자 지내는 지희에게 해주지 못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아버지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지희 아버지는 "투정을 부릴 나이에 혼자 설거지나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미안하고 안쓰럽다"며 " 8살밖에 안된 아이에게 외로움도 모자라 더 큰 상처가 생길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