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주사회 이래도 되나] 7.갈등으로 분열되는 제주

설문 조사 결과…개인·집단 이기주의로 갈등 심각
선거로 패거리 행태·불신 조장, 일방통행식 추진도

제주인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부지런하고 검소한 생활태도로 상부상조하면서 구성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추구했다. 이런 삼무(三無) 정신에 수눌음·조냥 정신이 어우러지면서 제주의 정체성을 형성·유지해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삼무 정신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면서 제주사회가 대립과 반목으로  사분오열되고 있다.

1995년 민선자치시대 부활 이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치르면서 줄서기·줄세우기로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판을 쳐 지역 사회를 찢어놓고 있다. 줄 잘서는 능력이 승진과 직결돼 공직사회에 패거리 행태와 불신이 조장되고 있다. 헐뜯기, 고소고발, 무고사건의 비율은 높아 불신의 벽을 키우고 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등 일방통행식 사업 추진으로 온갖 갈등이 표출되고 있지만 도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공동체 분열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제민일보가 지난해 12월 10∼20일 도내 각계각층 인사 315명(일반도민 110명, 전문가 105명, 공무원 100명)을 대상으로 제주사회 갈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제주사회 갈등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부정적 인식(38.4%)이 긍정적 인식(16.2%)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통은 45.4%로 나왔다. 100점 만점으로 측정한 결과, 43.9점에 불과해 제주사회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갈등이 심각한 이유에 대해 개인·집단이기주의가 28.4%로 가장 높게 나왔고 갈등 조정 및 관리능력 결여(21.6%), 소통 부재(21.6%), 지역간 배타성(18.7%), 공공기관의 일방적 정책 추진(9.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일반 도민은 지역간 배타성, 전문가는 갈등 조정 및 관리능력 결여, 공무원은 개인·집단이기주의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지역 차원의 근시안적인 이익에 집착하는 사회정서, 갈등을 중재하거나 조정하지 못하는 공공부분의 능력 부족이 결합되면서 갈등이 증폭돼 제주사회의 역량 결집을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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