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이용사 서귀포지부 회원들 1985년부터 이·미용 봉사
지난해만 333회·1만1419명 만나…지역 재능기부 문화 씨앗

'긍정 바이러스'만큼 파급력이 큰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어려울 일이 있을 때마다 한데 뭉쳐 하나가 되거나 날마다 '기적'을 만드는 힘 모두 '긍정'에서 나온다. 그 모든 것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또 만들어진다. 제민일보는 올 한해 '긍정의 힘'으로 제주를 바꾸는 'We Love (W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의 긍정 실천 사례들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 박홍성
▲ 이춘심

"언제 온다는 얘기만 들으면 표정부터 달라져요. '예뻐졌다'는 말 만큼 좋은 인사가 어디 있겠냐 싶어요"

지역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자의 귀띔은 그냥 하는 인사말이 아니다. 서귀포지역 미용사와 이용사들이 20년 넘게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살펴온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다. 자신들이 다 하지 못하는 빈 자리를 채워주는 것도 고맙고, 주변 관심에 목마른 시설 어르신이나 요양원 식구들의 마음을 살펴주는 것도 고맙다. 어떻게든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 그동안 꾹꾹 눌러뒀던 사연을 쏟아낸다. 평소 말이 없어 장애가 의심됐던 고령의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시며 "괜찮냐?"고 입을 떼 모두가 놀랐던 일이며, 머리 모양을 다듬지 않으면 바깥 나들이를 하지 않겠다는 원생의 고집 아닌 고집에 한달음에 달려와 마음을 풀어진 일 등등 20년 넘는 시간 동안 일이 참 많았다.

이런 칭찬과 덕담의 주인공은 대한미용사회 서귀포시지부(지부장 이춘심) 회원 250여명과 한국이용사회 서귀포시지부(지부장 박홍성) 회원 80여명. 이들은 지난 1985년부터 28년동안 사회복지시설과 요양원, 병원, 경로당, 불우이웃가정 등을 찾아 무료로 이·미용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보자'는 마음에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움직임은 지역 재능나눔과 봉사 문화의 시작점이 됐다.

이·미용사회 시지부는 지난해에만 지역내 사회복지시설과 지역아동센터 등 31곳을 방문, 333회에 걸쳐 1만1419명의 머리를 만져줬다. 28년 동안 이들 가위손을 거쳐간 인원은 셀레야 셀 수 없을 정도다.

김재봉 서귀포시장은 "이들처럼 28년에 걸쳐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쉽지도 않을뿐더러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며 "서귀포 자원봉사의 마중물 역할을 해준 것에 시민을 대표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자광원 원장인 선조 스님은 "원생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라 제 때 이·미용 관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 분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혜재활원 이홍기 원장도 "재활원 개소 때부터 7년간 인연을 맺고 있다"며 "단순히 머리카락을 다듬어 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처럼 친구처럼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분들"이라고 고마워했다.

이·미용사회 시지부는 이·미용봉사 외에도 2009년부터 '사랑나눔행복카드제'를 시행, 소년소녀가장과 조손가정아동 등에게 무료카드를 발급해주고 있으며, 그 외 소외계층에게도 50%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강문송 서귀포시 사회복지과장은 "누가 하라고 한 일도 아닌데 지역에 필요한 일을 찾아 꾸준히 한다는 것만으로도 사랑 나눔의 진정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며 "이들의 사례가 지역을 긍정으로 이끄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 '사랑을 나누고' '행복을 더하는' 주변의 훈훈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고마움과 감사함을 담아 함께 '칭찬'해 드리겠습니다. 문의 및 신청=www.jemin.com 칭찬 게시판, mjemin@hanmail.net, 064-741-3117(팩스), 페이스북 페이지(http://www.facebook.com/Jeminwelove).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