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봉의 소통과 대화의 코칭리더십]

소통과 대화의 첫 관문은 잘 듣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 이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상대방이 이야기하면 어떻든 듣기는 하기 때문에 "나는 잘 듣는 사람이다"라고 누구나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정말 그럴까?

우리는 바쁘게 생활하지 않으면 마치 낙오자라도 된 듯 정신없이 살아간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어쩌면 삶이 불안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예를 하나 들어보기로 하자. 가령 아이가 학교를 갔다 와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해도 엄마는 자신의 일이 많으므로 듣기는 들어도 건성으로 듣는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가 진지하게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아챈다. 그래도 아이가 계속 이야기하면 엄마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야, 지금 엄마 바빠, 요점만 얘기 해"등 짜증스런 투로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들어도 한쪽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보낸다. 그런 엄마를 보고 아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다고 아빠나 형 또는 언니가 엄마를 대신해주지도 못한다.

이처럼 애들은 집에 와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재미가 없다. 그러니 밖으로 나가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또는 TV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와 비슷한 일들이 가정에서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을까.

나는 요즘 대학에서 새내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다. 그때 이 경청에 대한 것을 빠지지 않고 가르친다. 이참에 한 학생의 경험담을 간단히 소개하고 싶다.

"난 사실 대화를 할 때 듣는 쪽보다는 말하는 쪽이다. 아버지와 나는 대화를 별로 안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강의시간에서 배운 대로 경청의 기술을 살려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일부러 마련하기로 했다. 아버지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쭤보며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이야기를 하시다말고 '이제 우리 아들 다 컸네, 아버지 말에 귀 기울일 줄도 알고'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셨다. 오랜만에 아버지와의 대화가 끊기지 않고 계속되니 우선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요즘 서먹서먹하던 집안 분위기도 완전히 반전되어 온 집안에 봄이 온 것 같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실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달라지는 것을'하고 성찰하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였다. '소통과 대화의 첫 걸음이 경청이니 앞으로는 이것을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다'"는 내용이다.

경청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너무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실천이 안 되는지도 모른다. 경청만 잘 해줘도 가정과 사회의 갈등과 혼란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드림코칭리더십센터 국제공인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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