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전지훈련 메카 제주도 '말로만'
선수단 유치 9년 동안 60%이상 급증 불구 기반시설 부족 정체 상태
특정종목과 학생팀 편중까지 포화상태 심각…과감한 투자와 전략 필요

▲ 서귀포시가 스포츠시설 확충과 따뜻한 기후 등으로 동계전지훈련지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최근 수요만큼 인프라가 확대되지 못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김용현 기자

서귀포시는 체계적인 스포츠시설 확충과 따뜻한 기후 등으로 동계전지훈련지로 주목을 받으며, 유치실적이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수요는 크게 증가한 반면 기반시설의 확충은 더디면서 최근 서귀포에서 전지훈련을 원하는 선수단 중 30%는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에서 훈련중인 선수단도 운동장 포화와 숙박시설 부족 등 때문에 불만을 드러내는 등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전지훈련 유치실적 증가하다 정체 

서귀포지역은 2002월드컵대회 경기장 유치를 계기로 5면의 천연잔디구장이 조성됐고, 따뜻한 기후조건으로 전지훈련지로 주목을 받았다. 

서귀포시는 그 후 전천후 테니스장과 야구장, 수영장, 전지훈련센터, 전담지원체계 구축 등으로 동계전지훈련 수용태세를 마련했고, 2003년도(2003년 11~2004년 3월) 761개 팀에 1만9078명에서 2011년도(2011년11~2012년 3월) 1283팀에 3만1829명 9년사이에 팀은 68.5%, 선수는 66.8% 증가했다.

시는 올해년도(2012년 11월~2013년 3월)에 20개종목, 1400팀에 3만3000명 유치를 목표로 정했고, 23일 현재 18개 종목에 586팀에 1만78029명의 유치실적을 보이고 있다.

서귀포시의 동계전지훈련 유치정책은 수치상으로는 성장했지만 내부적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서귀포지역 종목별 유치현황은 축구가 51.9%로 절반이상을 차지했고, 테니스 12.7%, 수영 5.6%, 농구 2.1%, 야구 1.9%로 특정종목에 편중된 상황이다.

계층별로는 초등교 28%, 고등학교 18%, 중학교 5%, 대학교 6% 등으로 학생팀이 60% 이상을 차지했고, 프로와 실업팀은 15%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전지훈련 유치가 축구종목과 학생팀에 편중되면서 축구관련 특정시설의 수요가 몰리고 있고, 겨울방학기간인 1~2월에 집중방문하면서 포화상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러한 사정 때문에 전지훈련 희망선수단 가운데 70%정도만 수용, 유치인원이 2009년도 3만4087명을 최고점으로 3만2000명~3만3000명에서 정체되고 있다.

△기후·훈련시설 좋지만 포화 심각 만족도 떨어져

서귀포에서 전지훈련중인 선수단 역시 축구장 등 훈련시설에 비해 이용인원이 많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축구선수단들은 하루에 2차례 이상 연습경기를 원하고 있지만 운동장 1면당 4개팀이 배정되면서 1차례 정도만 가능하고, 야구와 수영 등 다른 종목도 상황이 비슷하다.

선수단들은 항공료와 숙박비등 많은 비용을 들여 서귀포를 전지훈련지로 선택한 만큼 다른 지역보다 많은 훈련량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충족을 시키지 못하고 있다.

조정호 중앙대학교 축구선수단 감독은 "서귀포는 기후조건이 좋고, 고등·대학교는 물론 실업·프로팀까지 다양하게 연습경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훈련시설에 비해 선수단이 많아 충분한 훈련을 하는데 부족함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 감독은 "축구장에서의 훈련은 연습경기만 가능하고, 경기 외에 전술·체력·기술습득  등 훈련할 장소가 부족하다"며 "연습경기외에 선수단들이 자체훈련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문배 수원고등학교 축구선수단 감독은 "서귀포가 강진이나 부곡 등 다른 전지훈련지역에 비해 기후조건과 시설자체는 좋다"며 하지만 "훈련시설은 포화상태이고, 물가가 다른 지역보다 비싼데다 음식과 숙박시설은 타 지역보다 떨어진다"고 밝혔다.

△전반적 정책 재점검 절실
서귀포시는 최적의 기후조건, 국제수준의 스포츠시설,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 전지훈련단 유치 필요성 공감대 확산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항공·숙박료 등 필수비용발생, 다른 지역보도 높은 물가, 악천후 대비 실내훈련장 부족, 남해와 목포 비롯한 중국 해남성 등 국내외 경쟁도시 증가, 정부의 학기중 전지훈련 금지방침 등이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귀포시가 전주훈련 메카로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700여억원을 투입해 천연잔디축구장 5면, 천연잔디 야구장 4개면, 전천후 실내연습장, 한라체육관 규모의 다목적 실내체육관, 운동선수 전용 수영장, 전지훈련단 전용 헬스장 등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서귀포시 5개 읍·면지역에도 축구장과 실내체육관 등 훈련시설이 있지만 접근성 열악, 숙박·음식점 미흡, 연습상대 부족 등으로 선수단들로부터 외면, 유치비중이 8%에 그치고 있다.

서귀포시는 동지역에 집중된 선수단들을 분산유치하기 위해 읍·면지역에도 투자를 강화하고,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