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설문대할망전시관 이대로 좋은가
전체 운영비 산정 결과 축소 지적
628억원 투자 불구 수익은 3억원
'문화적 사회간접자본 성격' 주장도

제주돌문화공원 2단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설문대할망전시관 건립사업과 관련 미흡한 경제성과 과다한 운영비, 기존 시설과의 중복성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제주돌문화공원.
제주돌문화공원 2단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설문대할망전시관은 건립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경제적 타당성은 물론 도내의 기존 시설과의 중복성, 적잖은 운영비 등 과제가 산적,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투자 대비 효과 미흡

제주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1999년 옛 북제주군과 백운철 협약당사자(제주돌문화공원 총괄기획단장·전 제주목석원 원장)의 협약추진으로 착수, 오는 2020년까지 22년간 추진되는 장기프로젝트다. 당시 총사업비는 1852억원(국비 909억원, 지방비 943억원)이다. 사업은 지난 2005년까지 1단계 사업기간과 2006년부터 2020년까지의 2단계 사업기간으로 나눠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1단계 사업을 통해 411억원이 투입돼 돌박물관·전통전통가옥 신축 등이, 2010년까지 2단계 1차 사업으로 217억원이 투입돼 오백장군 갤러리 건립 등이 추진됐다.

또한 2단계 2차 사업으로 2010년부터 2020년 말까지 1227억원(국비 613억원·지방비 614억원)을 투입하는 설문대할망전시관 설립을 남겨두고 있다. 전시관 이외에도 2000석 규모의 공연장과 1000석 규모의 컨벤션 시설 등도 조성된다.

하지만 돌문화공원 조성 1·2단계 사업에 걸쳐 628억원(국비 292억원·지방비 336억원)을 쏟아 붓고도 지난해 관람객 36만명, 입장료 수입은 3억60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때문에 설문대할망전시관 건립사업은 지난해 10월 도공유재산심의에서도 '막대한 재정투자로 인한 심도 있는 검토'를 이유로 심사가 보류, 일단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 설문대할망전시관 조감도
△수익성 측면만 접근 부적절

도는 오는 3월초 공유재산심의에 설문대할망전시관 건립사업을 재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1년 기획재정부의 사업예비타당성 조사와 비용편익분석이 적정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지난해 9월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용역을 수행한 만큼 사업계획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는 2020년 돌문화공원 조성이 완공되면 제주의 신화역사, 민속문화를 집대성한 세계적 수준의 문화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설문대할망전시관을 문화 사회간접자본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이유다.

게다가 행정안전부의 투·융자 심사승인까지 받은 만큼 지역에서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1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도 이루 토론자들은 "설문대할망전시관 건립은 단순히 비용 대비 수익성 측면으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문화를 팔아 경제적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제주만의 색다른 무엇인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풀어야할 과제는
설문대할망전시관 건립이 추진되더라도 수익성 확보와 기존 시설과의 중복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설문대할망전시관은 부지 8만1598㎡에 건축 연면적 3만4042㎡ 지하4층 지상1층으로 건립된다. 주요 시설은 3개 전시관과 2000석 규모의 다목적공연장, 1000석(500석 2개) 규모의 컨벤션시설이다.

하지만 896석 규모의 제주도문예회관의 연간 평균 가동률은 58.8%, 1184석 규모의 제주아트센터는 46.0%에 불과해 연간 적자가 수 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입지적 여건상 접근성에 있어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시설이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컨벤션 시설의 경우 숙박시설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회의 유치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제주컨벤션센터 등과의 경쟁관계에 따른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수요예측에는 돌문화공원 전체를 적용한 반면 인건비 등 비용산정은 설문대할망전시관에 한해서만 적용, 전체 운영비 산정결과가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용역보고서에서 제시된 인건비는 2010년도 고정단가인 2500만원으로 책정, 2050년까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인건비 상승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인력 기준 역시 2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21년부터는 118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용역보고서에는 전시관 인력 73명만에 대해서만 인건비를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 백억원의 도민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설문대할망전시관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 분석 등 냉철한 평가가 주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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