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눈꽃축제는 계절현상을 이용한 축제로 안성맞춤이다.이쪽 저쪽 들녘에 하얀 눈이 쌓이면 그대로 썰매장이 되고 축제장이 되는 것이다.올해도 한라산 눈꽃축제는 시작부터 비가 내려 다소 불안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지난해와 같이 눈 없는 행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였다.그러나 주중으로 들어서며 다행히 눈이 내려 줘 행사장을 찾는 이의 기쁨을 더해주고 있다.더구나 주최한 당국도 안도하고 있을 터이다. 그것은 같은날 시작한 강원도 태백시의 눈축제와도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강설량이 제주에 비해 훨씬 유리한 태백시의 행사장은 며칠 전부터 풍부한 눈을 이용한 대형조각품 만들기 경연으로 시작했다.눈터널도 선보였고 적설등반과 썰매타기는 이곳과 마찬가지다.그곳의 눈축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같은 기간에 치뤄지는 점 뿐만은 아니다.탄광지역에서 관광특구로 개발되면서 소위 ‘오픈카지노’유치문제로 서로 눈치를 봐왔던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우리에겐 대형 눈조각품은 없지만 1100도로 부근에 만든 봅슬레이 레인 같은 얼음 썰매통로가 돋보인다.둘다 현장에 알맞은 아이디어의 산물인 셈이다.

아이디어의 창출도 경쟁관계에 있을 때 더 치열해진다.경쟁자체가 나태에 대한 좋은 채찍이 될 수 있다.결과적으론 각자의 이점을 살려 서로 유익하게 만드는‘윈-윈’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제주는 따뜻한 기온이 장점이어서 여러 스포츠종목의 동계 전지훈련장이 된다.눈덮인 한라산은 적설기 등반훈련이 가능하고,짧은 기간이나마 집중적으로 눈이 올 때 산자락을 이용해 눈꽃축제가 열릴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게다가 여가에는 관광을 즐길수 있는 관광지지라는 점이 제주의 겨울관광 여건을 성숙시켜준다.

한라산 눈꽃축제가 기간은 짧다하더라도 겨울철 이벤트로 자리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이다.행사가 끝나면 결과를 분석하게 된다.관광객이 몇 명 다녀갔느냐,불편함은 없었나,혹시 우리만의 잔치였나,대외적으로 사전홍보는 잘 됐나는 등등의 문제가 거론될 것이다.그것은 비단 눈꽃축제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지만,다음 번 행사를 구상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고순형·편집위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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