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현임종씨 회고록 「속(續), 보고 듣고 느낀대로」 출간
수필가 현임종씨가 회고록 「속(續), 보고 듣고 느낀대로」를 펴냈다.
일제 식민지 시절 태어나 제주4·3, 6·25전쟁 등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온 그의 팔십평생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친구와 대화하듯 편안하게 풀어낸 자전적 에세이다.
그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4·3의 처참한 현장('내가 겪은 4·3')과 일본을 조국으로 믿으며 황국신민의 선서를 합창했던 초등학교 시절('나는 일본국민인줄 알았다'), 6·25전쟁 때 학도병으로 지원했다 다리에 총탄을 맞고 얼음 위를 기어 간신히 복귀('11사단(화랑사단)')했던 영화같은 이야기까지.
까마득한 세월이 지났음에도 또렷하기만한 그의 기억은 곧 제주인들의 파란만장한 역사이기도 하다.
'문제'에 대해 직설적으로 토로하거나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때로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한 세대 전의 풍속을 손자들에게 이르듯 두런두런 풀어낸다. 또 한편으로는 백혈병으로 가슴에 묻어야 했던 딸에 대한 아버지의 심경 등 그가 걸어온 삶의 애환과 기억의 편린들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내고 있다.대동출판사·1만원.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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