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관리 소홀·사업자 선정 논란 이미지 실추
브랜드 인지도 제고·유통망 확보 전략도 부재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 수출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면서 수출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출추진과정에서 품질관리 소홀과 석연찮은 수출사업자 선정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만 실추시켰다는 지적이다.
 
△중국·일본 수출 잇단 불발

도개발공사는 2009년 12월 제주삼다수 375t을 중국 상해로 수출하기 위한 검역과정에서 기준치 이상의 브롬산염이 검출돼 통관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부산항 선적대기물량 458t이 회수 조치되고 도개발공사 보관물량 887t을 선적할 수 없게 돼 모두 1720t의 매출이 취소됐으며 3억9000여만원의 재정적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 2010년 11월 제주도감사위원회의 도개발공사 특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도개발공사는 2009년 10월1일부터 중국 음용천연광천수 수질검사 기준에 브롬산염 항목이 추가되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품질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도개발공사는 2010년 8월 매출 취소로 인해 보관 중이던 제주삼다수 15.68t을 또다시 중국으로 수출하려다 검역과정에서 브롬산염 기준치 이상 검출로 통관 불가 판정을 받았다.

오존처리한 제주삼다수는 브롬산염 기준 초과 우려가 있어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요하지만 14개 파렛트 3만1360병 가운데 1개 파렛트 4병만 샘플 검사 후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 수출에 나섰다 2차 클레임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일본 수출은 유통 경험이 없는 업체를 수출대상자로 선정했다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했다.

도개발공사는 지난 2011년 11월 ㈜지아이바이오와 연간 4만5000t씩 5년간 22만5000t의 제주삼다수를 일본에 수출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아이바이오는 보안솔루션 전문업체로 유통 경험이 없어 당시 수출사업자 선정에 대한 특혜 논란이 제기됐었다.

결국 도개발공사는 ㈜지아이바이오가 1년간 제주삼다수 310t을 수출하는데 그치는 등 계약물량을 이행하지 못하자 계약을 해지하고 수출이행보증금 30억원 가운데 10억원을 귀속조치했다.

하지만 도개발공사와 제주삼다수는 귀속된 보증금 이상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비난을 샀다.

△수출사업자 선정도 실패 거듭

도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수출활성화를 위한 수출사업자 선정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도개발공사는 지난해 3월 동남아 지역 수출대상자 공모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 중국,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일본 지역 사업자를 모집했지만 단 한곳도 응모하지 않아 모두 무산됐다.

도개발공사는 잇따른 수출 실패와 수출대상자 선정 무산에 따라 소규모 대리점을 통한 개별주문방식으로 수출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개별주문방식으로 중국 지역에 397t, 동남아 지역에 329t(인도네시아 114t·필리핀 159t·태국 46t·베트남 11t)을 각각 수출했다.

하지만 소규모 대리점을 통해 제주삼다수를 수출·판매할 경우 판매가격을 일일이 통제하기 힘들어져 대리점별 판매가격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결국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도개발공사가 좀처럼 제주삼다수 수출활성화에 물꼬를 트지 못하면서 수출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개발공사 역시 수출부진의 원인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현지유통망 부족 등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을 뿐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개발공사 위주의 현 수출전략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우근민 도지사도 지난달 2일 시무식에서 "수출을 하겠다고 하면 무엇을 팔 것인지 제주개발공사, 해양수산국, 수출진흥본부 등이 함께 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고 있다"며 현 삼다수 수출 체계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전문경영인 체계 절실

제주삼다수 수출활성화를 위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공격적인 해외 홍보·마케팅도 요구되고 있다.

도개발공사가 지난해 사용한 제주삼다수 광고·선전비 12억원 가운데 해외 홍보·마케팅에 사용된 예산은 전무한 실정이다.

도개발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해외영업부에 4억5000만원을 배정, 해외 홍보·마케팅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국내 홍보 예산 50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도개발공사의 수출 전문성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도개발공사 해외영업부에서 제주삼다수 수출을 전담하고 있는 직원은 3명에 불과, 해외 시장에 적극 대처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도개발공사가 현재 파악하고 있는 세계 샘물시장 현황은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변화하고 있는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도개발공사가 지방선거 때마다 정치권에 휘둘리면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998년과 2004년,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새 도지사가 취임 한 후 7개월 이내에 도개발공사 사장도 교체됐다.

반면 2002년과 2006년 현직 도지사가 연임에 성공한 후에는 2년 이상 도개발공사 사장이 바뀌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개발공사가 지방공기업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 1류 물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정의 눈치를 보지 않는 전문 경영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강권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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