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영 네센엔터테인먼트 대표·경영학박사·논설위원

   
 
     
 
요즘 들어 여러 매체를 통해 속속 발표되는 크고 작은 문화행사 계획들을 보면 유난히 잦았던 한파·눈 소식 등으로 지루하고 힘들었던 겨울이 다 지나가고 드디어 한 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느끼게 한다.

올해는 공교롭게도 세계3대 축제인 월드컵·올림픽·엑스포가 없기 때문에 다소 조용한 해가 되지 않을까도 싶지만 오히려 전 지구촌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러한 굵직한 국제행사가 없는 해일수록 오히려 알찬 문화행사가 틈새시장에서 더욱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큰 행사에 가려 보이지 않던 뛰어난 기획력이 오히려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거나 문화마케팅 하기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요즘과 같이 '이성' 보다는 '감성'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경쟁력과 창조의 원천은 디자인·스토리텔링·펀·조화 등 상상력에서 나오는데 이들 하나하나를 깊이 있게 살펴보면 한결같이 문화나 문화산업과 관련이 있다. 즉 경제적 번영과 경쟁력에 문화산업 및 문화마케팅이 핵심요인이 된다. 실제로 금융·교육·의료·문화 등 서비스 발전 지향의 국가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성장의 대표적 지표인 한국의 GNP 대비 문화산업 총매출액 비중이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문화산업과 이와 같은 문화산업의 사업성을 높이는데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것이 문화마케팅인데 여기에 차별성이라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 지역문화를 활용해 지역의 창조성과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문화공간 클러스터를 만든다. 또 지역문화가 내포된 문화 재화나 서비스를 개발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고 지역의 문화 기관이나 사업체가 지역문화를 활용해 이들과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는 지역 문화마케팅이 필요하다. 특히 제주는 이러한 면에서 많은 경쟁우위의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문화마케팅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은 아주 중요하다. 사람들은 어떤 사실보다 스토리를 더 잘 기억하는 성향을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한 마케팅기법이 큰 효과가 있다.

요즘 정치·경제·사회·문화 환경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생활환경을 급격히 바꾸고 있는 소셜미디어 혹은 소셜네트워크(SNS)도 역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글로벌화된 마케팅에 있어서 '소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웹툰'의 적극적 활용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구나 친근하게, 호기심을 느끼게, 편리하게, 또한 언어장벽도 해결할 수 있는 '웹툰' 만화의 활용은 이미 떠오르는 마케팅 트렌드가 되고 있어 많은 기업의 중요 마케팅 툴이 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림이나 만화 같은 비주얼화된 전달 매체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다. 더욱이 오늘날 기술과 IT의 획기적 발전으로 인한 좋은 환경까지 감안하면 매력적이지 않은가.

또한 문화콘텐츠와 마케팅에 있어서 창조적 모방 기술도 중요하다. 시장을 선도하는 많은 혁신제품이 실제로는 모방제품이라고 한다. 성공한 선도자 제품을 모방해서 제품도 출시하기 때문에 모방전략은 실패 위험이 낮다. 모방과 혁신을 흑백논리로 봄으로써 좋은 기회들을 놓칠 수 있다. 서로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활용한, 즉 장점을 수용하고 소화하며 단점을 없애고, 자신의 창조성을 가미해 경쟁자를 능가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일본 후지록페스티벌·일본 오키나와 무겐페스티벌·남이섬 레인보우페스티벌·난타공연 등 창조를 위한 생각의 접근방법에 따라 유용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다. 여기에 신공항 건설 등 인프라 확충까지 이뤄지면 문화는 한국, 나아가 세계의 문화 중심 제주 창조의 터보엔진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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