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봉의 소통과 대화의 코칭리더십]

대화를 시작할 때 아무리 바빠도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말문이 열린다. 이것을 상담에서는 라포(Rapport)라고 한다. 라포가 제대로 형성이 되어야 대화가 조금씩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칭에서는 신뢰가 없으면 진행이 안 된다. 코치인 내가 너를 믿고 네가 나를 믿을 때만이 코칭이 성립된다.  코칭뿐만 아니라 리더가 조직을 이끌어 가는데 필요한 덕목중의 하나가 바로 신뢰구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코치)가 먼저 마음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 자신의 약점을 포함해 자신을 알리는 것이 순서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나는 2002년 6월 월드컵의 순간들을 잊을 수 없다. 히딩크 감독을 앞세운 한국 축구팀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했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선수로서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으나 세계적인 명감독이었다. 무엇이 그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을까? 그는 일단 선수로 발탁하면 끊임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탈리아와의 경기 때 이탈리아의 복싱선수 출신 공격수와 한국 팀의 수비수 김태영이 공중 볼을 다퉜다. 그 순간 키 크고 몸이 좋은 이탈리아 선수가 팔꿈치로 김태영의 얼굴을 가격했다. 김태영의 코뼈가 부러지는 순간이었다. 김태영은 얼굴에 마스크를 하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까 만은 김태영은 수비수로서 공격도 가담하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히딩크가 선수에게 보낸 무한한 신뢰의 결과물이었다.
 
황금 1백 근보다 한 마디 말이 더 중요하다. 상대방 마음의 문을 두드리려면 내(코치·리더)가 먼저 신뢰 있는 언행을 해야 한다. 간웅으로 알려진 조조는 믿음으로 주변 사람들과 신뢰를 쌓았다. 일단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지 않았다. 자신의 한 말에 대해 책임지고 반드시 행동으로 옮겼다. 제갈공명 역시 권력을 쥐면서도 예의를 잃지 않았다. 정치를 하면서도 사람들로부터신뢰를 잃지 않았던 것은 그들이 한결같은 믿음을 주위 사람들에게 줬기 때문이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꾸준한 노력만이 해답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평소 아이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서 "이래라, 저래라"라고 한다면 통할까? 부부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 역시 다를 바 없다. 리더의 신뢰가 무너지면 하부 조직이 흔들린다. 그것은 대외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큰 파탄을 가져온다. 아무리 회복시키려고 발버둥 쳐도 원상회복 까지는 갈 길이 멀게 된다. <드림코칭리더십센터 국제공인코치>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