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제주 1월중 여·수신동향…비은행권 대출 증가
저신용·저소득자 소액대출도 늘며 신용관리 경고등

서민 자금 여력이 퍽퍽해지고 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의 생계형 대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사업 환경 악화 극복을 위한 빚을 늘리는 등 경기 위축 여파에 떨고 있다.
 
2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박성준)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1월 지역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89억원이 감소하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559억원이나 늘었던 주택담보대출이 신구간을 앞둔 1월 81억원 수준으로 증가폭을 줄였다.
 
반대로 1월중 비은행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92억원으로 지난해 11월 157억원·12월 164억원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돈을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이 까다로운 여신관리 규정 등 문턱이 높은 예금은행보다 비은행금융기관에 몰린 탓이다.
 
이는 1월 비은행금융기관 여신 규모가 지난해 말에 비해 18억원이나 감소한데 반해 주택담보대출만 늘어난 것은 아파트 중도금 상환 등 목적성 대출보다는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 감소 등 가계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되고 있다.
 
감귤 출하 마무리 등으로 농가들이 영농자금을 상환하면서 전체 여신 규모가 줄었을 뿐 햇살론 등 저신용·저소득자에 대한 소액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부담 등 부채 질 악화와 연체 관리 경고등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사정은 가계 만이 아니라 지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1월 중 시설자금 용도 대출 규모가 53억원 감소한데 반해 운전자금 대출은 472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관광 호황 등으로 투자 성격의 운전자금이 늘어났던 것과 달리 최근은 경영난 해소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해 1월(212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갑절이상 늘어나는 등 혹독한 겨울 나기(11월 376억원·12월 464억원)를 반영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예금은행 연체율이 소폭 상승하며 '자금 부담'상황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1월말 현재 지역 예금은행의 대출연체율은 0.77%로 지난해 12월말 0.41%에 비해 0.36%p 상승했다. 이중 기업대출 연체율은 0.89%로 전월(0.45%)에 비해 0.44%p, 가계대출 연체율도 0.57%로 전월(0.38%)보다 0.19%p 상승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이를 은행들이 연말 연체율 강화 등의 영향으로 인한 '연말효과'로 분석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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