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4·3, 문화콘텐츠로 알리자
평화공원 등 '하드웨어' 편중…상대적 소외
체계적 역할분담·창작 지원 등 활성화 주문

▲ 제주4·3을 다룬 영화 '지슬'이 전국관객 8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7일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관객들이 영화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정성한 기자
4·3의 전국화·세계화에 대한 목소리는 높지만 소위 '하드웨어'에 비해 4·3을 알려낼 문화콘텐츠 지원과 육성에는 무관심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3완전해결을 위한 과제로 국가추모기념일 지정, 4·3평화공원 조성, 유족 생계비 지원 등을 추진하거나 또는 정부에 강력히 요청 중이다. 반면 영화 '지슬'이 4·3을 효과적으로 전국, 세계에 알리는 일등 공신으로서 떠오르면서 '문화콘텐츠'의 힘이 재확인됐으나 정작 4·3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
 
문학작품을 통해 4·3의 전국화·세계화에 앞장서겠다던 제주4·3문학상은 우근민 지사의 공약이었음에도 불구,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오다 올해 3월에야 첫 당선작을 배출했다.
 
또 4·3평화재단은 지난해 5억9000만원의 예산으로 4·3사업공모(4·3문화예술·학술연구·전문사업), 전국청소년문예공모, 기관지 발간, 기획특별전시 등을 추진했으나 그나마 올해는 예산도 5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2002년부터 추진된 4·3평화공원 조성사업이 3단계 사업을 앞두고 지난 이명박 정부 5년간 멈춰서긴 했지만 712억원이 투입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문화콘텐츠 육성에는 제주도나 정부 모두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추진체계도 제주도와 4·3평화재단간 이원화됐다. 4·3문화학술사업을 총괄해야할 4·3평화재단과 별도로 제주도가 4·3문학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4·3평화재단은 별도의 문화학술사업을 수행하는 식으로 여전히 각종 4·3사업을 둘러싼 역할 분담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지역사회에서는 제2의 '지슬'을 위한 4·3문화콘텐츠 육성책과 지원체계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이에 고창훈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달 22일 열린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영화 지슬이 제주4·3의 한많은 이야기를 국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계기를 만들며 4·3의 세계화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하며 "이를 계기로 4·3문화예술 진흥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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