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주민들과 제주환경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와 공동으로 찾아가는 도민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더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고 있다.

도민환경교육은 지역 어른들을 비롯해 다문화가정과 귀농귀촌인 그리고 종교단체와 환경단체 등 다양한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은 교육에 참여하는 많은 분들이 제주의 환경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자연환경의 가치와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위한 우리들의 노력 등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관심과 열정의 척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으며 제주의 녹색성장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러한 교육활동은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소망해 왔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주장했던 입장에서 마치 꿈이 이뤄진 것 같은 깊은 감회를 느끼고 있다. 게다가 더욱 값진 일은 도민환경교육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일깨워준 일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도시인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일본의 기타규수, 브라질의 꾸리지바 역시 오랜 기간 동안 개발과 보전의 갈등을 겪었고 추진과정에서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주민을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을 통해 이뤄낸 결과임은 틀림이 없다. 그 중에서도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일들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전해지고 있다.

모든 노력의 결과들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태적으로 건전한 사회가 유지시키는 것을 최고 목표로 설정해 단기·중기·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지금은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대단한 일들이라 새삼 느껴본다.

그동안 우리는 환경과 관련된 일들을 진행해오면서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겼다. 람사르습지 등재,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질공원 인증,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세계자연보전총회 개최 등과 같은 전 지구적인 일들을 통해 제주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에서 무거운 책임의식과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더욱 깊어진 것이 사실이다. 환경을 통해 잘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분명히 이론적으로는 유네스코 환경과 문화에 대한 보호제도인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호지역, 지질공원의 가치를 적극 활용해 지역주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스며들어 삶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사업들이 지역별로 나타나야 하는 시기지만 뚜렷한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한 많은 교육 사업이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참여를 위해서는 환경을 바탕으로 하는 유네스코 제주형 마을 만들기 운동이 구체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세계자연유산마을, 생물권보전지역마을 지질공원마을 등의 권역을 통해 마을 만들기 사업이 권역별로 특화돼야 하며 집중과 선택을 통해 롤모델을 만드는 것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선진국의 사례처럼 지역주민들의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과 전문가그룹으로 만들어진 민간 비영리단체의 주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는 전통지식을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훌륭한 선물 보따리라고 본다. 또한 지역의 정서를 고려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지역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더욱 신나는 일이다. 게다가 도로·항만·건축·관광단지·주택에는 환경의 브랜드가 새겨지고 농업·어업·축산업 등에는 환경의 생산물이 스며들며 도민과 관광객들에게는 환경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세상을 꿈꾸는 일은 지역주민들과의 환경의 공감대를 통해 얻어진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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