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편집부국장 대우 겸 서부지사장

   
 
     
 
최근 몇 년새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2007년 54만1274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2008년 54만0516명으로 소폭감소했으나 2009년 63만2354명을 시작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10년에는 77만7000명이 제주를 찾았으며 2011년 104만5637명으로 사상 첫 100만명 시대를 열어 국제관광도시의 위상을 세웠다. 지난해는 168만1399명이 제주를 찾았다. 이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제주도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목표를 220만명을 설정, 당초 목표했던 2014년 200만명 유치를 1년 앞당겨 조기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3월말 현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8만5547명으로 전년 동기 21만199명에 비해 35.8%(7만5348명)나 증가했다.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176만2291명으로 지난해 181만8581명에 비해 3.1%(5만6290명)나 줄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폭 이상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3월말 현재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204만7838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02만8780명에 비해 소폭인 0.9%(1만9059명)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7월 연구보고서를 통해 국내 외래 관광객의 4대 트렌드 변화를 제시했다.

첫째, 근거리형 아시아 관광객의 증가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관광객이 감소하는 거리조락현상(Distance decay)에 따라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은 일본, 중국, 대만 관광객이 전체 관광객의 60%정도를 차지한 것이다.

둘째, 고소비 계층의 관광객 비중 확대다. 한국 방문 외래 관광객 중 1인당 평균 지출 1000달러 이상이 전체의 52.7%를 차지했다. 전체 외래 관광객중 3000달러 이상 지출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21.9%에 달했다.

셋째, 쇼핑형 관광객 증가다. 넷째, 장기체류형 관광객의 증가로 외래 관광객의 평균 체류기간은 7박이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제주관광 시장은 근거리형 관광객 증가를 제외하고 이같은 외국인 관광객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개별 관광객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대부분 중국 단체 관광객으로 고소비 계층과는 거리가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쇼핑관광객이 관람관광객을 추월했으나 제주는 쇼핑거리의 한계로 관람관광에 그치고 있다. 국내를 찾은 외래 관광객의 평균 체류기간이 7박에 이르고 있으나 제주는 3박 정도로 단기체류에 그치고 있다.

관광객들의 단기체류와 이들을 위한 쇼핑거리 부족은 결국 제주의 관광수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제주는 2011년 관광객 874만명에 관광 수입 4조5052억원을 올린 반면 하와이는 717만4000명에 12조7854억원으로 제주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오키나와의 2011년 관광객 수는 약 550만명에 불과했으나 관광수입은 4조4296억원으로 제주와 비슷했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시대, 전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는 것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양적 증가가 어느정도 이뤄진 만큼 질적 소비 증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외국 관광객 소비행태 변화에 맞춘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과 고소비계층의 관광객 비중 확대, 장기체류 관광객 유치를 통해 관광수입을 증대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최근 중국의 소비시장 트렌드는 화유편강(華遊便康)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첫째, 화(華)려함을 쫓는 사치형이 증가하고 있다. 둘째, 여유(遊)를 추구하는 문화 향유형이다. 여가를 즐기려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급증한 것도 이같은 추세다. 셋째, IT기기를 활용하여 편(便)리성을 중시하는 스마트형 소비계층이 생겨나고 있다. 넷째, 건강(康)을 누리려는 웰빙형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 방문 외국인의 65%를 중국 관광객들이 차지하는 만큼 이같은 중국 신소비 트렌드에 맞춘 적극적인 관광상품 개발과 활용 방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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