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서식지 감소 한라산 고사목 확산
생명력 약화속 태풍·호우 토사유출 영향도

▲ 멸종위기등급인 한라산 구상나무가 최근 기후변화와 태풍피해 등으로 빠르게 고사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김용현 기자
기후변화와 생태계 교란, 기상악화 등으로 멸종위기등급인 한라산 구상나무가 급속도로 고사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한라산연구소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등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는 해발 1300~1800m 사이 52곳에 7.9㎢ 규모로 분포,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생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기후변화 등으로 자생지 분포면적이 빠르게 감소, 올해초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위험에 처한 적색목록' 6등급 가운데 최고위기 등급에서 2단계 높은 '멸종위기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
 
더구나 한라산 구상나무가 최근 들어 빠르게 고사하고 있다. 한라산 고산지대는 녹색의 구상나무가 빽빽하게 있어야 하지만 오히려 하얗게 고사한 나무가 더욱 많아졌다.
 
상당수가 잎이 노랗게 메말라가고 있고, 심지어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져 있는 경우도 쉽게 목격되는 등 짙푸른 녹음을 뽐내던 구상나무 군락이 점차 황폐해지고 있었다.
 
한라산 관련기관들은 최근들어 고사하는 구상나무가 예년보다 2~3배 많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대성 식물인 구상나무가 기후변화 등으로 생육에 지장을 받고 있고, 소나무와 조릿대 등이 군락지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면서 점차 생명력이 약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여름 '볼라벤' 등 태풍으로 구상나무 군락의 30~40%가 쓰러지거나 잎이 떨어지는 등 큰 피해까지 입으면서 빠르게 고사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한라산에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군락지의 토양이 유실, 구상나무의 뿌리가 노출된 것도 주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정군 한라산연구소 수목시험과장은 "구상나무는 지구온난화, 생태계 교란, 악기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서식지가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태풍피해 등으로 고사상태가 더욱 심각해졌지만 여러 요인이 얽혀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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