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22. 한부모가정 철민이네

▲ 2주마다 병원에 다니며 검진을 받고 있는 철민이가 약 봉투를 손에 쥐고 있다.
새아버지 폭력 가정해체
정서불안·우울증세 보여
수입 끊겨 생계도 '막막'
 
철민이(13·가명)가 태어난 뒤 얼마 되지 않아 철민이 아버지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빈 자리는 이후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새 아버지'로 채워졌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 아버지의 폭력으로 오히려 어머니와 철민이의 마음에는 깊은 상처만 남았다. 겪지 말아야 할 일을 두번이나 겪으며 생긴 철민이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흉터로 남아 있어 어머니는 미안하고 두렵다.
 
철민이 어머니(38)는 첫 아이인 철민이가 태어났다는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남편을 떠나 보냈다. 철민이 아버지 또한 1년여간 병원 신세를 지며 '돌'도 안된 아이를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하고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가족 품을 떠났다.
 
이후 인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5살된 철민이를 데리고 제주에 정착한 어머니는 식당 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생계를 꾸렸고, 그러던 중 지인 소개로 재혼하게 됐다.
 
철민이에게 아버지는 물론 여동생과 남동생까지 생기면서 여느 가족처럼 소소한 생활을 이어 나가는 듯 싶었지만 새 아버지의 폭력으로 행복은 사라져 버렸다.
 
특히 이 과정을 경험하며 자란 철민이는 정서적 불안과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철민이는 어릴때부터 '철결핍성빈혈'을 앓아 툭하면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데다 현재 잦은 두통을 호소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고학년에 접어들면서 부쩍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있으며 심리검사 결과에서도 대인관계 어려움과 심리적 불안감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는 아픈 과거를 딛고 혼자서 세 아이를 위해 안간힘을 써 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낡고 오래돼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6살 현민이(가명)는 천식을 앓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
 
게다가 철민이 어머니는 목디스크에 최근 팔까지 통증이 전이돼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 수입이 끊긴 지 오래다.
 
정부 지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갚아야 할 빚이며 집세, 생계비, 병원비까지 막막하기만 하다.
 
철민이 어머니는 "또래 아이들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 뛰어 다니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싶다"며 "아들의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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