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지날 달 제주방문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대로 증가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1000만명 유치목표도 무난히 달성될 전망이다. 메가투어리즘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더욱 관광객 수용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시급한 것이 숙박편의시설이다. 도내 숙박시설은 관광객 급증으로 많이 불어났지만, 정작 세계자연유산 탐방객, 숲길 올레걷기, 수학여행단, 국외여행자 증가추세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이 희망하는 숙박시설은 공공숙사, 레지던스, 게스트하우스, 관광호텔 등의 순으로 선호도를 보이고 있지만 관계당국은 관광시장별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숙박시설 확충에는 손을 놓고 시장원리에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무등록 악덕업자들이 숙박시장을 교란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내 숙박시설에 대해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관광기본법'의 입법취지에 부합되는 국민관광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지역의 국제관광지수준에 걸 맞는 관광숙박업 인프라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이제라도 찾아오는 관광객, 도민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뾰족한 관광숙박업 진흥대책을 내 놔야 한다.

우선 행정력을 모아 불법시설에 관광객을 수용하는 악덕업자를 철저히 가려내고 지도 단속과 아울러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숙박업계에 대해서도 거래처와 예약후 임의취소, 비·성수기 가격차이 등 불공정 관행을 일소해 제도권내의 선량한 숙박업을 보호해야 하며 사전에 국내·외 잠재시장에 대한 여행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그 실증자료를 토대로 도민들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관광숙박업을 육성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도민들은 대중관광객 급증현상에 비춰 민박,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의 창업아이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풍조를 반영해 관광객 숙소 일자리를 함께 늘리고 지키고 품격을 오르게 하는 '늘·지·오시책'을 추진해서 관광객 도민 모두에게 삶의 질을 높여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리조트개발은 고급숙박시설을 늘리는데 편중됨으로써 대중관광객과 도민 관심에서 멀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관광객 선호도가 높고 도민 누구나가 창업이 가능한 우수 간이숙박영업에 지원을 강화는 조치를 병행 추진하는 것이 지역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FTA대응의 농어민소득증대사업으로 '농촌마을리조트단지'의 관광숙박업촉진계획을 수립 추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관광 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의료관광객용 숙박시설의 '메디텔'을 일반호텔업으로 허용하고자 하는 점을 눈여겨보고, 이를 잘 검토해서 제주만이 차별적인 숙박업진흥 방안도 제도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제주지역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휴양펜션업'은 육지부에서 적용받고 있는 관광 진흥법상의 '관광펜션업'보다 객실 수가 적은 상태다. 차제에 휴양펜션업 시설규모를 확대 조정해 '등급별 휴양펜션업'으로 육성하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도내 일반 숙박업 대상의 '우수관광사업체 인증제도'는 인센티브가 부실하고 관광 진흥법 관광사업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있어 이 또한 개선돼야 한다.

또한 업계와 전문가들로만 구성돼 평정하는 현행 '관광호텔시설평가제도'를, 실제 관광시장의 주체인 관광객도 함께 평정에 참여하는 '글로벌 관광숙박업평가제도'로 바로잡아야 한다. 메가투어리즘시대를 맞이해 도민의 힘으로 관광객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관광숙박업이 확충돼야만 세계자연유산의 국제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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