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재형저축 출시 불구 정기적금 중심 저축성예금 급감
비은행금융기관 수신 883억원 증가 등 여윳돈 쏠림 뚜렷

시중 자금이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있다. 금리 인하 불안감에 재형저축이 기대치 이상의 호응을 얻지 못하며 자금경색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23일 한국은행제주본부(본부장 박성준)의 '3월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쌈짓돈'들의 방황이 뚜렷했다. 장기저축성예·적금의 이탈이 꾸준한가 하면 시중 여유자금도 주로 단기금융상품에 몰리는 등 시중 자금 사정이 계속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경향은 '재형저축 부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정기예금 1% 시대에 '4%대'금리와 비과세 혜택까지 서민 및 중산층의 재산 형성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등장했지만 사실상 '장기' 상품이라는 점에서 발목이 잡혔다.
 
3월 한달간 재형저축 등 정기적금 수신은 10억 원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재형저축 시판 전인 2월 18억 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말그대로 재형저축 인기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다는 반증이다. 전반적으로 저축성예금이 2월 증가(668억원)에서 감소(-196억원)로 돌아선 가운데 저축예금은 3월만 220억원이나 규모를 늘렸다.
 
올들어 2월까지 매달 400억원 가까이 자금이 유입됐던 정기예금은 3월 -414억원을 기록했다. 안전하게 장기로 돈 굴릴 곳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짧은 기간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으로 여윳돈이 몰린 셈이다. 반대로 자산운용회사와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특정금전신탁(MMT)·머니마켓펀드(MMF)·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간에 넣었다 뺄 수 있는 금융상품 판매액이 늘어났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금융기관 수신도 3월 중 883억원이나 증가하며 저금리 풍선효과를 봤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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