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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담론]"제주 지하수 누구 소유인가"이무성 전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부 교수·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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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04 (화) 18:48:08 | 승인 2013-06-04 (화) 18:48:08 | 최종수정 2013-06-04 (화) 18:48:30

   
 
     
 
지하수 취수량 증산과 관련된 소식을 최근에 자주 접하게 된다. 증산을 요구하는 쪽과 이를 반대하는 쪽의 입장이 완고하고 논리도 명확하다. 경쟁력이 있는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의 일부를 공공목적에 활용해야 한다는 쪽과 개발위주의 시장만능주의를 쫓아서는 안 된다는 쪽이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다.

이번 제주도의회의 승인에 의해 추가로 취수되는 물의 양은 년 58만4000t으로 도민의 하루 물 소비량을 감안할 때 이는 도민 전체가 3~4일 정도 사용하는 양에 해당한다. 제주도 수자원본부의 추정에 따르면 지하수로 유입되는 양이 년 16억t정도이므로 일단 지하수의 고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취수량 증산에 수반되는 환경피해 여부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난개발의 현장 등을 고려한다면 이 역시 큰 문제는 아니다. 결국, 지하수에서 얻어지는 수익을 과연 누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표면적인 논쟁의 중심이 된다. 제주도의회가 사기업인 한국공항㈜의 취수량 증산 문제는 덮어둔 상태에서 제주도개발공사의 증산안만을 승인해 지하수가 제주도 공공재임을 확실히 했다. 그렇다고 해도 증산에 따른 개발이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제주도개발공사가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도민환원, 탐라영재관 증축 등에 쓰겠다고 약속했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도민들의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하수 증산에 반대하는 입장을 더 깊게 들여다보면 제주도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 접하게 된다. 이 문제는 1970년대 이후 제주도가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숙명처럼 겪어왔던 개발과 환경 및 자원보존의 논쟁과 연결돼 있다.

개발찬성론자들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중요하고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수 있다. 그러나 제주도를 후세에게도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지금의 결정들이 미래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 도내 골프장들이 내방객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뉴스는 과도한 개발에 따른 후유증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골프 천국으로서의 제주도의 위상이 크게 축소됐음을 의미한다. 전국적으로 골프장의 수가 대폭 증가할 경우를 예측하지 못한 개별 사업자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으나 골프장 건설에 따른 후유증과 유지를 위해 자연 환경에 부과되는 짐은 여전히 남는다. 천혜의 자원을 활용한 개발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는 논리를 인정하더라도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도의 비교우위를 유지하는 한계 내에서 제어돼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올레길·오름·휴양림 등 20~30년 전 제주도를 찾던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장소들이 이제 제주를 대표하는 대표적 관광자원이 된 것이 개발과 보존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잘 보여준다. 지하수 증설, 건축물 고도 제한 완화, 무분별한 중국자본 유치 등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도 현재의 잣대를 넘어 제주도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마련해야 한다.

섬이라는 특성은 이국적인 풍경과 문화라는 큰 자산을 주었지만 또한 한정된 자원만을 허락했다. 천연자원인 인광석으로 경제적인 부를 누리다가 자원 고갈과 무분별한 채광으로 인한 환경파괴로 결국 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나라로 전락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의 사례가 남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번 지하수 취수량 증대와 관련한 논쟁이 제주도의 환경과 자원이 남용 또는 파괴됐을 경우 없어져 버리는 한정적인 자원이며, 현재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자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제주도의 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세부 정책들을 추진할 때 정책결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이킬 수 없는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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