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 포커스 / 2013년 제주여름이 불안하다
8월 전력 수요 최대치 전망
해저연계선 의존 수급체계
광역 정전 사태 우려 '불안'

1일 오전 10시35분께 제주도 전역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발생 이후 2시30분동안 도 전역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도내 25만여 전기공급처에 전기공급이 일순간에 끊겼다. 도내 일반 가정은 물론 제주공항, 병원, 공공기관, 상가 등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도내 도로 모든 신호등이 꺼지면서 교차로마다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극심한 교통혼잡이 발생했다.
 
정전 발생 5분 후인 오전 10시40분부터 119상황실에 구조요청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정전으로 멈춰버린 아파트 등 고층건물 엘리베이터에 갇혀있다는 구조자들의 긴급전화가 빗발쳤다.
 
또 비상발전기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일부 개인병원에서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수업 중이던 일부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조기 귀가 시켰다.
 
제주국제공항도 정전이 시작된 후 약 9분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탑승수속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는 등 제주 전역이 정전으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으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같은 상황은 가상이 아닌 지난 2006년 4월1일 제주에서 발생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시 벌어진 실제 상황이다.
 
이날 제주와 전남 해남 간 연결된 해저연계선이 정상작동하지 않고, 삼양동 제주내연 1호 발전기가 오작동해 가동이 정지되면서 제주지역 전체 정전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도 전역에 전기공급이 끊기는 광역정전 사태는 지난 1993년 이후 7차례나 발생했다.
 
올 여름 제주를 비롯해 전국이 최악의 전력상황을 맞으면서, 또다시 광역정전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내 전체 전력사용량의 30%를 해저연계선에 의존하는 제주지역 전력수급체계 특성상 이번 여름 대규모 정전 발생 가능성을 놓고 도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제주전력거래소는 오는 8월 도내 최대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인 70만20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력수요는 도내 자체 발전설비를 24시간 운영해 생산할 수 있는 59만㎾와 전력연계선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최대치인 15만㎾를 합할 경우에만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만약 2006년 4월1일처럼 해저연계선이 정상작동을 하지 않고, 동시에 도내 발전설비 중 한 두 개나 대용량 송전시스템 운전이 멈춘다면 또다시 광역정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면 제주지역에 광역정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올 여름 제주를 포함, 전국 전력상황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고, 도내 전력수요가 급증할 경우 일부 지역을 돌아가면서 전기공급을 차단하는 순환정전 발생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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