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 육지부 대형 렌터카에 신음하는 제주

▲ 육지부 대형 렌터카 업체들이 도내 렌터카 시장을 잠식하면서 도내 렌터카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모 렌터카 업체가 여름 성수기에 맞춰 제주로 차량을 들여와 정비하고 있는 모습. 김대생 기자
성수기 수백대씩 차량 증차 비수기 철수
과잉공급 따른 출혈경쟁 경영 위기 속출
변칙영업 성행 불구 제재 법적근거 없어
 
육지부 대형 렌터카 업체들의 제주지역 렌터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토종 도내 렌터카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육지부 대형 렌터카 업체들이 제주시장에 진입하면서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 출혈경쟁으로 도내 업체들은 경영상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대형 렌터카업체들의 영업활동 제한 등과 같은 도내 렌터카업계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 대형 렌터카 업체 몸집불리기
 
제주를 찾은 개별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도내 렌터카 시장도 커지고 있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해 도내 연평균 렌터카 가동율이 44%에 불과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약 5000대에 불과했던 도내 렌터카 수는 4일 현재 1만6120대로, 3배 넘게 급증했다.
 
또한 육지부 대형 렌터카 업체들의 렌터카 수는 지난 2008년 7월 4129대에서 4일 현재 6295대로, 최근 5년간 52% 급증했다. 반면 도내 렌터카 업체들의 렌터카 수는 4일 현재 9825대로, 지난 2008년 7월 1만1194대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처럼 육지부 대형 렌터카 업체들이 몸집불리기에 나서면서 도내 렌터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7월 26.9%에서 4일 현재 39%까지 10%p 넘게 증가했다.
 
문제는 육지부 업체들이 빠르게 도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과잉공급 현상이 발생, 이에 따른 업체간 가격 출혈경쟁으로 도내 렌터카 업체들은 경영난 가중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 해결방안이 없다
 
물량공세에 나서는 육지부 렌터카 업체들로 인해 도내 렌터카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내 렌터카업체들은 대형 업체들과이 가격 출혈경쟁으로 현재 대여요금을 신고요금의 80~90%까지 할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요금 격차로 인해 관광객들에게 바가지 관광지라는 인식을 초래하는 등 제주관광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형 육지부 렌터카 업체들은 여름 성수기에 맞춰 수백대씩 차량을 증차한 후 성수기가 끝나면 감차를 하는 등의 변칙영업을 매년 반복하면서 도내 렌터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어 도내 렌터카 업체들은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대형 렌터카 업체와 도내 업체간의 등등한 경쟁을 유도하고, 도외 지역 렌터카 업체들의 무분별한 렌터카 영업제한을 내용으로 한 '제주특별자치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당시 건설교통부가 대법원에 조례안 무효 소송을 제기해 도의회가 패소하면서 불발에 그쳤다.
 
당시 도는 렌터카 영업구역을 '전국 일원'에서 '제주도'로 한정하고, 제주에 별도 법인을 둔 업체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제정했지만, 건교부는 상위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제소를 했다.
 
도내 렌터카 업계는 "육지부 대형 렌터카 업체들의 무분별한 영업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 이를 막을 방법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도내 렌터카시장 질서 하나 정리하지 못하는 특별자치도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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