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해양생태조사 결과…갯녹음 현상 급속 진행
보존가치 높은 1등급 해역 바다숲 조성 등 복원시급

▲ 갯녹음 현상을 보이고 있는 제두고 북서해역의 암반들.
해양생물의 보고인 제주도 인근 해역이 바다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주 인근 바다는 보전가치가 높은 해역이라는 조사결과가 제시됨에 따라 적극적인 관리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6년부터 제주를 포함해 전국 연안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양생태계 기본조사(2006∼2013)'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 우리나라 연안(2013년 조사 중인 동해 북부 해역 제외)에는 총 4874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영해면적을 기준으로 단위 면적(1000㎢)당 출현하는 해양생물은 56종으로 확인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역별로 보면 남해연안이 2523종, 제주연안 2302종, 서해 2131종, 동해(남부) 1812종 등 순이며, 단위면적당 출현종수는 제주도 해역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보호대상 해양생물(무척추동물) 40종이 제주 연안에 몰려있는 등 전국 해역 가운데 가장 많은 보호대상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이같은 해양생태계 기본조사 결과를 토대로 종합·평가해 작성한 해양생태도에 따르면 제주 연안 전 지역이 최고 등급인 1등급으로 분류됐다. 1등급은 보호대상 해양생물의 서식지, 해양생물다양성이 풍부한 해역으로서 보전가치가 높은 해역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온대 및 아열대성 해양생물의 보고인 제주도 옹포·애월·하귀 등 북서해역과 성산 등 남동부해역에서는 갯녹음(백화) 현상에 따른 바다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 바다숲 조성사업 등 시급한 복원사업 추진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갯녹음 현상은 과거 제주도 남측 해역에서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 북측 및 동부 해역까지 확산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보다 앞서 이달초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의 조사결과에서는 제주지역 전체 마을어장 1만4431㏊ 가운데 4541㏊(31.4%)에서 갯녹음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중장기 계획이 올해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황폐화된 주요 해양생물의 서식처 복원과 감소하고 있는 주요 해양생물 자원의 회복 등을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

갯녹음(백화) 현상=연안 암반 지역에서 감태, 미역, 모자반 등 다양한 형태와 색을 지닌 해조류가 사라지고 몸의 표면에 두꺼운 석회질이 붙어 있는 석회조류가 번성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해조류의 소멸로 이를 먹이원으로 하는 소라, 성게, 전복 등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성장상태가 악화되며,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처 및 산란장의 손실로 어장이 황폐화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