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씨등 신간 출간
'섬' 소재 책도 잇따라
책과 함께 여름나기

제주의 여름이 뜨겁게 타올라 식을 줄 모른다. 그래서일까 다들 바다로 숲으로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분주하다. 놀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그냥 지나쳤던 부분들을 살피기 위한 '독서'는 어떨까, 더욱 의미 있을 방법임에 분명하다.
 
서점가가 마음을 살찌우기 위한 이들을 반기듯 신간들을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제주'라는 이름을 단 신간들이 서점가의 한 가운데를 채웠다.
 
제주 김경훈 시인이 '시(詩)'로 전하는 세상살이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낭푼밥 공동체'(도서출판 각·2만원)가 바로 그것.
 
'천만 원짜리 입어도 더더/…/ 만 원짜리 걸쳐도 널널/ 마음마저 내려놓는 주럭 허우대의/ 유사자향(有麝自香)'('소위 명품에 대하여' 중)
 
영혼은 황폐화되고 물질만 과도하게 풍성한 비루한 사회를 빗대었다. 참된 삶의 가치가 사라진 아쉬움들을 시로 녹여낸 것이다.
 
시집은 억지로 끼어넣은 박식한 언어들과 가식적 언어 대신 진정성 담은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지금부터 35년 전,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제주의 '비(碑)'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전직 언론인이자 제주문화원장을 지낸 고(故) 홍순만씨의 비(碑) 조사서가 책으로 출간됐다.
 
지난 1978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주신문'에 연재됐던 '제주의 비'가 바탕이 된 것으로, 유족들이 내용과 사진을 보완했다.
 
비(碑)는 역사문화를 인식하는 데 있어 어떤 기록보다도 강한 대변자가 된다고 밝힌다. 그 이유는 '제주(濟州)의 비(碑)'(제주문화·3만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 설화와 역사를 소재로 동화를 쓰는 박재형씨는 '춤추는 해님' 등 19편의 단편을 수록한 '박재형 동화선집'(지만지·1만2000원)을 펴냈다. 역사와 서민들의 삶과 애환, 설화가 담은 책은 잊고 지냈던 제주의 단면을 마주하게 만든다.
 











제주 섬을 소재로 한 책도 눈에 띈다.
 
얼마 전 제주 바다로 돌아온 '제돌이'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도서출판 두레·1만2000원)은 제돌이의 방류를 사회적 합의에 따라 돌고래를 바다로 방류한 세계 최초의 '아름다운 사건'이라 일컬으며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 밖에도 제주 안에 살고 있으면서도 잘 몰랐던 제주의 매력을 듬뿍 담은 '당신에게 제주'(꿈의 지도·1만5000원), 여름방학을 맞아 아들 딸을 데리고 한 달간 제주살이를 하고 돌아간 엄마의 일기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북하우스·1만5000원)가 신간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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