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철 사회부장

골프를 인생살이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홀 한 홀 정성을 다한다고 하지만 물에 빠지고, 벙커에 빠지고, 홀컵이 외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리네 인생 자체가 온갖 난관을 헤쳐 나가는 희노애락의 삶인 것을 보면 골프가 왜 인생살이와 닮았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스포츠 가운데 단연 최고로 골프를 꼽는 사람도 많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골프를 주제로 격언과 에피소드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골프의 기원은 네덜란드에서 아이스하키 비슷한 놀이인 '콜벤'이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지금의 골프로 변화됐다는 설과, 스코틀랜드의 목동들의 돌맹이 놀이가 점차 영국에 보급되면서 시작됐다는 설이 존재한다.

지금의 코스를 갖춘 세계 최초의 정규 골프장은 1754년 문을 연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즈 클럽이다. 이 골프장은 1744년 '리스 젠틀맨골프회'가 제정한 최초의 골프규정인 골프규칙 13조항을 받아들인 최초의 골프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1900년경 원산의 세관 안에 있던 영국인들이 6홀짜리 코스를 만들어 경기를 즐긴 것이 시초였다. 그 후 1919년 효창공원에 9홀의 코스가 만들어졌으며, 이를 계기로 한국 골프사상 처음으로 '경성 골프구락부'라는 골프클럽이 탄생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한국 골프 시작은 1929년 군자리 골프장(현재의 어린이 대공원)이 개장되면서부터라는 주장이 대세다. 한국 최초 프로골프는 1941년 전 일본 오픈 선수권을 우승한 연덕춘 선수이며, 지금은 국내 남녀 프로골프들이 세계골프계를 호령하고 있는 등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

제주도내 최초 골프장은 1966년 18홀 정규 코스로 개장한 '아라CC'로, 5.16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골프장 건설을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후 제주컨트리클럽으로 이름을 바꾼 아라CC는 초창기 힘있는 사람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곳으로 라운딩 예약자체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 도내 최초 골프장은 제주컨트리클럽이 최종 부도처리됐다는 소식이다. 골프장 난립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했다고 하는데 라운딩 예약자체가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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