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편집부국장 겸 서부지사장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역시 제주 관광사(史)에서 기념비적인 한해가 되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은 지난 1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4만9361명(내국인 3만5669명·외국인 1만3692명)으로 역대 1일 입도관광객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관광객 1일 1만명 시대 개막에 이어 1일 입도 관광객 5만명 시대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최근 몇 년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52만3000명이던 관광객은 2011년 874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는 969만1000명에 달했다. 8월5일 현재 입도관광객은 630만3929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582만3271명에 비해 8.3%가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한 관광객 1000만명 유치 목표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2008년 54만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관광객은 불과 4년만인 지난해에는 168만1000명까지 늘어났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이끄는 것은 단연 중국인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2008년 17만4900명이었으나 2010년 40만6100명, 2011년 57만200명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108만4000명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지난 4일 100만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100만명 돌파 시점인 11월 14일에 비해 3개월 가까이 앞당겨졌다.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쇼핑 인프라 확충이라는 명목으로 면세점 시장이 커지고 있다. 면세점의 기원은 중세 유럽에서 항구 상인들이 지방세금을 면제 받아 항해에 필요한 식량과 비품 등을 선박에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적인 면세점은 프랑스가 1959년 무역적자를 줄이고 관광산업의 진흥을 통한 외화수입 증대를 위해 여행자와 외교관들이 상품을 구입할 때 각종 내국세를 면제해 주며 발전했다. 국내에는 1962년 한국관광공사가 주한 외국인을 위해 처음 도입했으며 이후 국내에 파급되며 대형화했다.

제주에도 신라와 롯데가 외국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이들 2곳의 면세점은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도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은 기존 3498㎡의 현재 부지에 2층을 증축해 6층 1만1361㎡로 사업장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매출액은 지난해 1966억원에 달했으며 증축공사가 내년초까지 마무리되면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제주면세점도 지난 1월 13년만에 중문단지 롯데호텔내 면세점을 새단장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 신축중인 롯데시티호텔제주 건물 1~3층에 중문에 있는 면세점을 이전하거나 신규 개장을 준비중이다.

국제자유도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내국인면세점이 지난 2002년 12월 제주공항과 제주항에 개장했다. 제주관광공사(JTO)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른 제도개선의 성과물로 지난 2009년 4월부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국내 최초 시내 내국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JTO와 JDC는 대기업이 운영중인 외국인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 폭증에 따른 이익만 챙긴다는 비판에 따라 외국인 대상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을 모색중이다. 정부가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제주도도 정부에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성산항 면세점 운영권을 놓고서는 JDC와 JTO가 갈등을 빚고 있다.

면세점은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써 쇼핑관광객은 물론 일반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는 있다. 그러나 대기업과 외국브랜드의 배만 불리고 지역상권에 일정부분 피해를 주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외국인면세점 확충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실이 현재처럼 대기업이 독식하고 이익금이 서울로 유출만 돼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지방공기업에 면세점 운영권을 부여하고 지방도시에 대기업의 시내 면세점 신규 진출을 제한해야 한다. 내국인 면세점 확대도 관광객의 편의만을 위할 것이 아니라 지역상권의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 쇼핑인프라 확충도 필요하지만 관광객 증가가 제주도민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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