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 포커스 /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 '부지하세월'
'수백억' 대규모 공사에 도내 3곳 연 30억 투입불과
사업기간내 완공 불가…1200여 농가 애간장만 태워

▲ 도내 다목적농촌용수개발 사업 대상지
제주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내 농촌용수 개발사업들이 예산부족으로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성읍지구를 시작으로 옹포·함덕지구 등 3개 지구에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을 추진, 지표수 개발을 통한 농업용수 공급시설 설치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들의 적정 공사기간은 6~7년에 불과하지만, 관련 예산 부족으로 평균 14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기간 장기화에 따른 물가상승, 여건변경 등에 의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증액돼 다시 사업기간이 늘어나는 등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은 각 지구당 500억원 내외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70여개 지구에 매년 균등하게 예산을 배분하면서 사업지구 실정에 맞게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치 못해 사업기간 연기만 되풀이되고 있다.
 
도내 최대 규모인 성읍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인 경우 지난 2003년 착공당시 준공 목표연도는 2010년이었지만, 진행과정에서 예산 부족으로 2013년과 2016년으로 두차례 연기되면서 11년째 공사 중이지만 공정률이 올해말까지 68%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처럼 사업기간이 두배 가까이 늦어지면서 사업비도 착공 당시 442억9100만원에서 현재 557억200만원으로 늘어나, 당초 예산보다 114억1100만원(25.7%)이나 급증했다.
 
지난 2005년 착공한 옹포지구 역시 당초 2015년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공정률이 50%에 머물면서 공사기간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사업비도 당초보다 59억원이 늘어난 486억5400억원으로 변경된 상태다.
 
함덕지구는 지난 2009년 착공해 현재 2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준공 목표인 2018년에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이들 3개 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을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받을 1200여 농가들은 지지부진한 공사 완공만 기다리면서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농어촌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의 국가 예산은 한정되어 있어 매년 지구당 30억원 정도만 배정되는 등 예산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예산만 확보되면 조기에 마무리될 공사를 지켜보는 공사 입장도 난감하기는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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