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률 100% 등 수치상 기회만 증가
고분양가 아파트 러시에 불균형 심화

▲ 많은 수의 서민들이 '내 집' 대신 전·월세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자료사진
올해 들어 지역 서민들의 주택구입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보급율 100%를 넘어선 데다 일부 분양가 거품 해소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전년 말에 비해 하락한데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54.4)를 기록하는 등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을 반영했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가 올 1분기 48.4로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6.0p)을 보였다. 전국평균은 61.3으로 전년 말(64.2)보다 2.9p 하락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의 집을 살 때의 대출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내 집 마련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저치를 기록했던 2009년 1분기(43)와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신구간 등 지역적 특성으로 1분기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내 집 마련'기회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됐다.
 
이들 수치와 달리 주택시장 분위기는 밝지 않았다. 도시형 생활주택 붐 등으로 미분양 주택 물량은 증가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은 탓이다.
 
주택규모가 클수록 주택구입부담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등 불균형만 심화됐다. 1분기 60㎡이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35.8, 60㎡초과~85㎡이하 주택은 65.4를 기록한데 반해 85㎡초과~135㎡이하와 135㎡초과 주택은 각각 114.7, 159.4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실제 전체 주택 물량 중 중위 소득 가구가 구입 가능한 주택 물량을 나타내는 주택기회지수(K-HOI)은 66.1로 서울 등 주요 광역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지방 중 가장 낮았다.
 
결국 많은 수의 서민들이 '내 집'대신 전·월세로 몰리는 현상만 두드러졌다. 전월세거래정보시스템을 기준으로 신구간을 낀 2월 624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전월세 거래량은 3월 325건·4월 273건 등 완만한 하락세를 그렸다. 7월 240건으로 낮아졌지만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거래 건수(2011년 7월 125건·2012년 〃 184건)를 기록했을 만큼 최근의 주택 매수 심리 위축 분위기를 반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보급 물량도 늘고 관련 세제도 완화됐는데 갈수록 전·월셋집 구하기만 힘들어지고 있다"며 "전세도 1년 새 3000만원 가까이 올랐다"고 전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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