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보안카드 번호 요구' 체제 악용
악성앱 설치 유도 등 신종 수법 '기승'

개인사업을 하는 한모씨(42·제주시)는 최근 있었던 '새벽 알람 폭탄'을 잊을 수 없다. 새벽 1시가 넘어 8번 연속 문자 알림음이 울리고 난 뒤 통장에 남은 것은 2453원 뿐이었다. 불과 10여분 만에 문자 한번에 280만~299만원씩 2000만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지만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오후 거래대금을 인터넷뱅킹으로 처리하다 사이트가 멈추면서 재접속을 한 것 외에는 특이할만한 일이 없었다. 통상적으로 같은 보안카드 번호를 누르라는 요청을 따랐던 것뿐인데 그것이 메모리 해킹이라는 신종 사기수법이란 사실은 은행과 경찰에 사고를 접수한 뒤에야 알았다.
 
한씨는 "공인된 은행 홈페이지였고 거래중 종종 있는 접속불량 상태쯤으로 생각했던 것이 화근이었다"며 "새벽 어디 도움을 청할 때도 없고 정말 눈 뜨고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27일 금융당국과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치밀해진 금융사기 수법을 공개하고 적극적인 소비자 대응을 당부했다.
 
메모리 해킹 수법에 속지 않으려면 일회성 비밀번호(OTP), 보안토큰(비밀정보 장치외부 복사방지) 등을 사용하고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에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인터넷 뱅킹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된 경우와 정상 거래 종료 후 보안승급 팝업창 등이 뜬 경우에는 즉시 금융기관 콜센터로 문의해야 한다.
 
또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 이용을 피하고, 출처 불명의 파일이나 이메일은 열람하지 말고 즉시 삭제한다. 윈도우와 백신 프로그램은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대출 사기 피해가 발생하면 경찰청(112), 한국인터넷진흥원(118), 금감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1332) 중 한 군데에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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