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7일 '대입제도 발전방안' 발표
한국사 필수…문·이과 구분폐지 등 검토
"10년도 못 가는 밀어붙이기 정책" 비난

대입제도가 또 바뀐다. 2017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구분을 없애는 방안이 검토되는 가운데 이와 상관없이 한국사는 2017학년도 사회탐구에서 분리돼 필수과목이 된다. 올해 처음 실시를 앞둔 수준별 수능도 시작하자마자 폐지수순을 밟는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27일 공개했다.
 
1945년 대학별 단독시험제 이후 수십차례에 걸쳐 대입제도가 바뀌어 온데다 이번에 또 대대적인 대입제도 개편이 발표되면서 대입제도가 너무 자주 바뀐다는 비난은 물론 일선 학교에서 진학지도에 혼란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를 부분적으로 융합하거나 혹은 문·이과 구분을 완전 폐지하는 안, 또는 현행체제 유지 등 3가지다. 도입 당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수준별 수능은 2015학년도에 우선 영어 A·B구분을 폐지하고, 2017학년도부터는 국어·수학까지 전면폐지된다.
 
정부가 수능 영어를 대체하기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도 결국 수능과 연계하지 않는 것으로 용도폐기됐고, 일명 '내신 절대평가제'로 불리던 성취평가제 시행 예고도 유예됐다.
 
수시로 변하는 대입제도에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해도 너무 한다'는 불만과 함께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변태우 제주제일고 진학담당교사는 "국사 교육 강화라는 대전제에는 동감하지만 당장의 교원 수급이나 수험생들의 대비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라며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내신 절대평가, 수준별 수능 등 현실성 떨어지는 정책들이 수시로 교육현장을 흔들면서 수험생들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7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53·제주시 이도2동)는 "계열 구분을 없앤다고 해도 문과는 과학을, 이과는 사회를 더 공부하는 셈이어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저 대입정책이 크게 바뀌거나 현 수준보다 더 복잡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대입제도가 1년만에 단명한 것은 1954년 대학입학연합고사와 1994년 수능 2회 시행, 2008년 수능 등급제에 이어 이번이 벌써 4번째"라며 "한국사 사교육 시장이 종전보다 10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취평가제 유예안도 내년 시행을 앞둔 입장에서 교육현장에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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