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직 외과 전문의·논설위원

   
 
     
 
제주도내 국적별 토지 소유 현황은 미국 368만1460㎡, 중국 245만5422㎡, 일본 218만5430㎡, 대만·태국 등 기타 아시아 84만1894㎡ 등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 토지 소유는 2010년 4만9000 ㎡, 2011년 141만5630㎡, 2012년 192만9000㎡에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 2013년 6월 현재 245만 5422㎡이다. 노비자에  투자영주권정책과 더불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국내 유동자본의 증가로 제동이 없다면 더 많은 제주 땅이 중국인의 손에 더 빠른 속도로 넘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수년 전 모스크바 대학 제주 유치단의 일원으로 모스크바 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모스크바 대학의 요구 사항은 제주가 50만평의 대지를 50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하면 모스크바 대학이 직접 운영하는 모스크바 의과대학 소속의 요양병원을 직접 지어 러시아 부유층의 이용을 유도하고 모스크바 의대 교수들을 파견해 병원을 운영하면서 한국과 의학교류를 가진다는 것이 하나였다.

다른 하나는 예술대학 분교를 만들어 음악 무용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모스크바 예술대학의  초급과정을 운영하면서 모스크바 유학을 연계하고 이를 위해 러시아어 단기 교습 과정을 만들어 러시아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사전 어학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계획이 제시 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무상 토지 지원 요구에 제주도가 난색을 표명해 이 계획이 무산되긴 했지만 모스크바 대학의 재정 실무자가 제주를 직접 방문까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바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중국자본유치를 위해 헐값에 제주 땅을 파는 정책 보다는 무상이긴 하지만 장기 임대 정책을 통한 모스크바대학 병원 및 분교 유치가 제주의 미래를 위해선 훨씬 바람직한 정책 결정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제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지인을 만난 적이 있다. 중국인 투자가 토지나 리조트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제주 시내권의 건물도 무차별 매입하고 있어 무섭기까지 하다고 했다. 결국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제주 내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주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라 했다.

실제 그 이상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바오젠 거리와 신제주 상권에서는 최근 2년 만에 임대료가 최고 100% 올랐고 권리금도 200~300% 뛰었다. 중국인 투자자에게 건물 소유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임대료가 급등해 오른 임대료를 버티지 못한 기존 임차인들이 밀려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임대료나 권리금은 앞으로도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제주 내 여행사 식당 숙박업소 쇼핑센터 상당수가 속속 중국자본 손에 넘어가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에 온다 한들 관광 수입이 제주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여지가 점점 줄어 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이해영 교수는 중국자본의 제주 유입을 중국 돈의 제주 점령이라 했다. 이런 현상은 제주도내 고용창출이나 매출증가와는 상관없이 지역경제와는 분리된 일종의 중국의 영지 경제권이 형성되는 것이라 했다.

결국 우리 영토 내에 중국자본이 지배하고 이익을 챙기는 중국의 경제영토가 만들어지는 일에 제주도정이 손발을 걷어붙이고 돕고 있는 꼴이 되는 셈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제주 지방정부는 중국인 투자는 투기가 아닌 건전한 투자이고 외국인 토지 소유는 아직 미미하며, 부동산영주권제도 수혜자도 몇 명 되지 않고 있으므로 여전히 외국인투자유치가 제주의 발전을 견인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제주도는 대규모 외국자본투자유치 없이도 자생적 경제 공동체 추구를 통해 충분히 도민의 행복지수를 얼마든지 높여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적 공중 교통망 확충, 생태적 에너지 생산 시스템, 물 확보를 위한 빗물 저장시스템, 용출수 활용, 지하수 보호와 이용, 친환경 농업, 친환경 축산, 생태 관광, 생태건축 등 지속가능한 생태적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것이 제주 미래를 위한 훨씬 의미 있는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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