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리 '요지' 훼손된 채 사실상 방치
보존 필요성 제기에도 행정 묵묵부답
전문가 "행정, 문화유적에 관심 결여"

▲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위치한 요지(옛 가마)가 행정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고혜아 기자
'생활유적'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제주인들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임에도 불구 존재 여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도요지였던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위치한 요지(옛 가마)도 그 중 하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요지는 항아리를 구웠던 것으로 추정되며 1960년대 옹기 맥이 끊긴 후 사용이 중단됐다. 이후 '제주 가마'가 세계 유일의 돌로 만든 가마로 학계·전문가들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다른 요지들과 함께 여러 차례 보존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행정은 '무관심'으로 대응,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실제 지난 4~5일 현장 확인 결과 요지는 주변에 무성히 자란 나무와 넝쿨로 인해 입구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20년 전 도로공사 때 나온 암반들을 요지 주변 위로 올려놓으면서 외관으로는 가마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가 하면 심지어 쓰레기까지 여기저기 널려 있어 마을 주민들의 기억 외에는 요지를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처럼 요지가 방치된 채 남아있지만 행정은 이 요지가 있다는 사실 조차도 파악하지 못하는 등 관심부족을 드러냈다. 특히 해당 요지가 도유지에 속했음에도 불구 그동안 개인이 불법 사용을 하는 것을 인지하기는 커녕 훼손하는 상황도 알지 못했다.
 
이와 관련 도예 전문가는 "지난 1994년 청수리 요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후 행정에 여러 차례 보존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행정의 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은 전무했다"며 "제주 가마는 세계 도자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존 체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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