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넘쳐나는 중국인 관광객 명과 암

최근 5년간 폭발적 증가 속 저가관광·불법 영업 성행
'수입 역외유출' 지적도…도민체감 높이는 대책 필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 2009년 이후 최근 5년 사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처 제주관광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보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17만4902명에 불과했지만, 불과 4년 후인 2012년에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단기간에 중국 해외시장이 제주관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의 양적 성장에 맞춰 질적 성장이 뒤따르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면서 제주관광이 저가관광으로 전락하고 있는 등 왜곡된 모습을 보이는 데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양적 성장으로 인해 도내 숙박업계와 쇼핑업계, 전세버스업계, 일부 지역상권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등 지역경제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제주특별자치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자본이 투자된 여행업체를 비롯해 숙박시설·쇼핑업체 등이 제주지역 경제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고, 중국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외국인면세점 등 타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도내 관광사업체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역외로 유출되면서 중국 관광객 급증에 따른 도내 관광업계와 도민들의 느끼는 체감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급증세 이면에 저가상품의 범람, 무등록 여행업체와 무자격 가이드의 불법 영업 등으로 인해 폐해가 속출, 제주관광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면서 장기적으로는 제주관광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국 관광객의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제주관광 정책은 중국 해외시장의 양적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등 자구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인 관광객 급증세로 인해, 이를 대비하지 못한 제주관광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과도기적 상황에 따른 성장통으로, 중국 인바운드시장을 질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제주관광산업 발전에 토대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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