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철 사회부장

흔히 꿈의 야구 무대를 메이저리그에 비유한다. 말 그대로 최상위 리그라는 뜻이다. 물론 정확한 표현은 미국 프로야구 최상위 리그라고 해야 맞다. 현재 미국 프로야구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로 구분돼 양대 리그로 운영되고 있다.

내셔널리그는 1876년 발족, 현재 16개 구단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메리칸리그는 1900년 시작돼, 14개 구단이 운영중이다. 이런걸 보면 오늘날과 같은 양대 리그의 틀을 갖추게 된 것은 1901년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리그전을 개시하면서부터다.

양 리그는 동부, 서부, 중부의 3개 지구로 구별되어 동일 지구 팀과 경기를 치르고, 다른 지구 팀과도 경기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각 리그의 1위 팀들은 월드시리즈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우리나라에 메이저리그가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1994년 외환위기 당시 박찬호가 LA다저스에 입단,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맹활약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어 서재응과 조진호, 김선우, 최희섭, 이상훈, 구대성 등이 메이저리그 선수로 뛰었으며, 최근에는 류현진에 이어 임창용까지 메이저리거에 합류, 역대 통산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1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최근 주목받는 한국인 메이저리그가 바로 추신수다. 그는 최근 시즌 100 볼넷 고지를 밟아 내셔널리그 사상 첫 번째로 20홈런-100득점-100볼넷에 성공한 1번 타자가 됐다. 136년 전통의 내셔널리그에 한국 야구선수가 대기록을 남긴 셈이다. 특히 여기에 내셔널리그 최초의 1번타자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이란 대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다.

추신수의 대기록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와 최근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이 투수로 성공스토리를 썼다면 추신수는 수많은 메이저리그 타자들 속에서 대기록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체구가 작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거포가 즐비하고, 호타준족이 많은 메이저리그에서 대기록의 주인공이 한국 선수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희열을 느끼고 남는다.

추신수의 또다른 대기록인 20홈런-20도루-100타점-100볼넷을 달성하는데 남은 것은 도루 2개 뿐이다.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오래도록 남을 대기록을 한국인 추신수가 세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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