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웅 논설실장

   
 
     
 
현재 우리나라의 프리미엄 아웃렛 시장은 롯데와 신세계가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가 뛰어들어 '빅3'의 대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롯데는 김포·이천점에 이어 부산 기장군에도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여주·파주·부산점에 이어 시흥·대전점을 순차적으로 연다는 방침이다. 후발주자인 현대는 김포와 송도신도시에 개장을 목표로 공사중이거나 계획중이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 아웃렛이 거의 유일하게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프리미엄 아웃렛 산업은 이제 신성장 동력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결과론적이지만 제주에서의 쇼핑아웃렛이 계획대로 추진됐더라면 지금쯤은 제주관광의 인프라 시설로 큰 역할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

제주도에서 쇼핑아웃렛이 최초로 계획된 것은 2002년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종합계획에 7대 선도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부터다. 당시 제주국제개발센터(JDC)는 쇼핑아웃렛을 1순위 사업으로 추진했다. 2002년에는 사업을 구체화했다. 사업비 731억원을 들여 애월읍 서부관광도로 인근 약 5만여평의 부지에 테마형 시설로 명품·유명브랜드, 제주특산품매장 등을 갖춰 2007년 초부터 영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골자다.

JDC는 이 쇼핑아웃렛이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을 견인할 수 있고 무엇보다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 목적의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지역 중소상인들은 지역상권이 붕괴될 수 있다면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 이의 철회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다 2009년 카지노 허가권을 제외한 관광관련 업무가 제주도로 일괄 이양되면서 제도적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제주도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대비한 독자적인 관광진흥계획을 수립하면서 쇼핑아웃렛을 포함시킨다. 제주발전연구원이 2011년 11월에 내놓은 '제주형 프리미엄아웃렛 유치 및 운영방안'도 그 일환이다.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도 프리미엄아웃렛이 제시된다.

이에 제주도는 2012년 5월 프리미엄아웃렛 추진 T/F팀을 구성한다. 결국 이 팀은 쇼핑아웃렛을 1단계로 도심형으로 추진하고 개발방식은 제3섹터 방식으로 결정했다. 이제 공은 제주도로 넘어갔다. 설사 도지사가 사업추진을 결심하더라도 지역상권과의 마찰 최소화와 입지선정, 투자자 유치 등 과제가 만만치 않다. 태스크포스팀의 제안은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 주요 시설의 하나로 제시된 국제자유도시종합게획 보고서와도 배치된다. 이 보고서는 기존 상권과 차별화되는 브랜드 또는 상품 위주로 200개 매장으로 구성하고 운영은 글로벌 전문기업이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태스크포스팀은 20개 안팎의 브랜드 유치와 관광야시장 기능 정도를 추가하고 도심재생사업 등 기존사업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강구토록 하고 있다. 지나치게 일부 지역상인들을 의식한 결론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리미엄아웃렛 개념 자체가 '시내 상권과 떨어진 교외지역에 국내·외 명품 및 유명 디자이너 상품들에 대해 이월상품 할인판매, 특가판매 등의 방법을 통해 상시 할인해 판매하는 점포의 집단'으로 이해되고 있다. 때문에 제주시 중앙로지하상가나 칠성통을 찾을 관광객과 프리미엄아웃렛을 찾을 관광객이 다르다는 전제하에 추진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름만 프리미엄아웃렛으로 붙이고 정작 운영은 잡화점식으로 할 거면 처음부터 안하는 것이 낫다. 지역상인들의 반대와 지역상인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참여 담보와 지역상권과 중복되는 브랜드 비율 최소화 등 지역상권과의 상생방안 강구는 필수다. 기존 상권에 대한 문화쇼핑관광특구 지정 등도 추진돼야 한다.

프리미엄아웃렛을 추진하려면 용역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의지를 갖고 확실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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