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 포커스 / 월동채소 처리난 되풀이되나

양배추·당근 재배 면적 증가…월동무도 생산량 늘어
가격폭락 예상…자치단체 '사후약방문'식 대응 지적
 
고질적인 월동채소 처리난이 재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그 사정이 다르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올해산 월동채소는 지난해 가격 강세에 따른 기대심리 외에 여름 가뭄으로 인한 파종 지연에 따른 수급 불안과 태풍을 피하면서 작황이 호조,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3일 주산지 농협과 생산농가 등에 따르면 올해산 주요 월동채소류 전반에 걸쳐 지난해에 비해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 당근 재배면적이 지난해 1288㏊에서 올해 1552㏊로 17.0%, 양배추도 올해 1800㏊로 지난해 1685㏊보다 6.3% 늘었다.
 
4000㏊ 이하가 적정 재배면적으로 분석되고 있는 월동무의 경우 올해 재배면적이 4651㏊로 지난해 4732㏊에 비해 1.7% 줄었지만 예산 생산량이 산지폐기 홍역을 치렀던 2011년(30만7109t)을 웃도는 31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비상이 걸린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처리난이 매년 반복된다는 점이다. 제주산 월동채소는 타 지역과 출하 시기가 달라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매년 수급 불안정 등으로 시장 교섭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량에 따른 가격 편차는 물론이고 지난해 세 차례 태풍으로 인한 가격 강세로 인한 기저효과까지 반영되면서 '가격 폭락'에 대한 농업인들의 상실감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들 품목의 경우 전국적으로 작황이 좋아 출하시기를 조절하지 못할 경우 연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자치단체 차원의 대응이 소극적인 것은 물론 사태가 발생된 이후에야 진행,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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