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논설위원

   
 
     
 
지금 전국은 2014 지방선거 분위기로 가득 찬 것 같다. 특히 대선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국정원의 댓글조작사건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지난 선거에 대한 부정시비는 의심으로만 종결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더군다나 현 정부의 등장은 '헌법의 기본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기존의 합법조직체들에 대한 탄압공세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 지방선거는 향후 우리 삶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은 분명하다.

현재 제주는 많은 도지사·교육감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벌써부터 '죽기 아니면 살기 식' 전쟁이 되고 있는 일부 기득 후보들 때문에 선거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고찰은 더욱 절실하다.

입당에서부터 벌써 '치졸한 선거' 분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은 이후 선거에 이겨서도 도민의 민심을 얻지 못한다. 이에 도민들의 불신과 반목은 더 커질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전쟁 같은 선거 때문에 도민들의 직접선거 접근은 방해만 되고 있는 것 같다.

2014 지방선거는 도지사·도의원·교육감 등 여러 선거를 동시에 치루는 선거다. 그래서 제주 정치를 이끌어 갈 후보들에게 선거에 관한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도민의 대표자로서 정치를 하려면 '돈과 기득권을 이용하는 선거기술'을 과감히 버리고 먼저 자신의 인성과 덕망을 검증하는 정직한 사람이 되라. 특히 상대방의 원한을 살 만한 비방과 상처는 곧 도민들에 대한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상처 준 기득 지도자는 입후보를 포기하라. 둘째, 선거는 평등과 신의 그리고 정의로운 공인을 뽑는 선출의 장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라. 미래의 정치후보자인 우리후손들이 함께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다음 세대를 잇는 희망이며 지금 우리의 선거문화와 선거 민주주의를 배우고 있다. 부디 다음 세대를 염두에 둬 선거에 임하라. 셋째, 제발 다음 선거까지 생각하라. 미국의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은 7번이나 낙선했지만 8번째 대통령에 당선되었지 않았는가. 넷째, 제주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기초자치제 부활은 특정후보자의 공약만이 아니라, 제주도민들의 염원임을 상기하라. 기초자치제 실현을 놓고 각 후보자의 치적이나 소유물로 이야기하지 말라. 다섯째, 이간질 하지 말라. 선거는 전쟁이 아니라 경쟁이 아닌가. 선의의 경쟁을 얼마나 잘 할 것인지 후보자간 공동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도민들에게 준수할 것을 서약하고 선거에 임하라. 끝으로 도민들에게 지킬 수 있는 약속만을 제시하고 당선이후 그 공약은 반드시 실천하라.

우리에게 '벌써?' '선거인가?'하는 불편한 마음이 든다. 그것은 선거에서부터 반칙하고 자격이 없는 자가 당선되며, 당선자가 내세운 공약들은 빈 수레가 돼 선거를 마치고 난 후 유권자들에게 남는 것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선거는 '지금이 바로'라는 당면에 민주주의 검증자로서 당당히 서야 한다. 그래서 내년 지방선거에는 후보자의 자질과 준비정도, 현역 의원이라면 어떤 분들이 잘하고 있는지 그들이 실천한 것과 미실천한 것들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다각도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결코 아름답지 않은 선거, '사회의 정의'까지 싹쓸이하는 선거 국면을 보며, 언제까지 피해자처럼 살 수는 없는 게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우리는 또 선거가 끝나는 그 순간부터  '승자, 패자' 없는 모두의 이웃들로 더불어 살아갈 사람들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전쟁 같은 선거를 종식하고 다가올 지방선거에 제대로 된 제주 민주주의를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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