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대학입시의 계절임을 실감케한다.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대학들이 2000학년도 합격자를 발표했다. 제주대도 엊그제 2천6백여명의 합격자명단을 공개, 희비가 교차하고있다. 전문대학들도 신입생전형을 서두르고있어 대입의 열기는 여전한것같다.

이맘때쯤 50대전후의 중년층끼리 앉으면 자녀들의 대학진학이 화제거리에 포함된다. 어쩌면 단연 으뜸사항인지도 모른다. 소위 '대학문'을 노크하는데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과 그렇지못한 사람들의 표정은 다르다. 입시생을 둔 가정의 명암은 적지않게 엇갈린다.

대학진학문제로 입시생 당사자는 물론 온가족이 진통을 겪는것은 학벌위주의 사회구성탓으로 보인다. 좋은 대학이 곧 좋은 직장을 연결된다는 의식이 깊게 깔린때문이다. 대학진학의 결과를 마치 '자식농사'의 완결편으로 여기는 사회의 시각도 원인이 아닐수없다.

그런데 대학합격은 시작일뿐 공부를 마치기까지의 교육비용은 보통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사립대학의 경우는 학기별 등록금만도 만만치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집떠나 공부하는 자식의 생활비까지 감당하려면 학부모들의 주름살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대학을 가르켜 한때는 '우골탑'으로 불렀던 시절이 있었다. 농사군 부모들이 소를 팔아 자식들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했고 사립대학들은 그돈에 힙입어 교육시설을 갖춘데서 연유된 말이다. 소위 '상아탑'이나 '학문의 전당'과는 뉘앙스가 다르지만 그 배경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우리지역에서도 감귤나무를 '대학나무'로 표현했던 것도 비슷한 상황가운데 하나다.

최근들어 도내 일부대학이 등록금인상을 놓고 진통을 겪고있다는 소식이다. 대학측 인상안에 대해 학생회측을 비롯한 학생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만만치않은 모양이다.

심지어 제주대학생들은 등록금대책위원회까지 구성, 거리로 나서 등록금인상반대운동을 펼칠 정도다.

물론 대학에도 나름대로의 속사정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경제사정도 고려, 인상폭을 결정했다는 답변 역시 전해진다. 하지만 등록금인상은 학생과 학부모한테 엄청 민간한 사항이니 그냥 넘어가기는 쉽지않다. 등록금을 내야 수업 받을수 있는 입장에서는 인상 그자체가 부담스러울수밖에 없다. 학생들보다 부모들속이 더 탈 노릇이다. <백승훈·기획관리실장><<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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