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정신이 아니야,다들 미쳐가고만 있어,어느 누굴 믿어,어찌 믿어,더는 못 믿어,바꿔,모든걸 다 바꿔,거짓은 다 바꿔,세상을 다 바꿔”

 이른바 N세대의 우상으로 떠오른 가수 이정현의 대중가요 ‘바꿔’신드롬이 거세게 일고 있다.영화 ‘꽃잎’에서 80년대 광주의 아픔을 온몸으로 연기했던 이정현의 앳된 모습은 간데없다.

이 노래는 대중음악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고 있는 테크노음악인데다 애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가사내용이 젊은이들의 정서를 잘 대변해주고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요즘 사회전반을 ‘바꾸고’싶어하는 각계각층의 욕구와 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그 열풍은 가히 메가톤급이다.심지어 가사 그대로 마누라만 빼고 모두 다 바꿔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더구나 총선과 맞물리면서 이 노래는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지금껏 새로운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는 대통령에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계층을 가리지 않고 계속 이어져 왔다.지금도 그같은 주장은 유효하다.더구나 3류수준인 정치개혁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그러던차에 시민단체가 드디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경실련이 ‘공천 부적격자’를,총선연대가‘공천반대 인사’를 발표한데 이어 정치개혁시민연대가‘유권자가 알아야 할 15대 전·현직 의원’리스트를 공개한 것이다. 3차례의 명단에 모두 포함된‘3관왕’도 30명이나 된다.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4·13총선’을 넘어 현 정치구조의 기저를 뿌리째 흔들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선거법 운운하며 시비를 거는 정치권의 일부 태도는 설득력을 잃은지 오래다.정치개혁과 인적청산을 애써 외면해온 정치권의 자업자득에 진배없다.부패하고 무능한 정치판이 자초했음에 다름 아니다.타력에 의해서라도 정치가 개혁된다면 시민단체의 행동은 정당성을 갖기에 충분하다.국민들도 대부분 공감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일련의 시민단체 낙선·낙천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받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아래로부터의 선거혁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역대 총선의 선거행태를 볼 때 이번이라고 해서 지연과 혈연,학연을 벗어난 투표행태가 나올지는 의문이다.과거의 투표행태가 되풀이될 개연성은 여전하다.결국 공은 유권자에게 넘어온 셈이다.인물본위의 교과서적인 선거풍토 정착은 멀기만 한 것인가.

 선거혁명을 통한 정치개혁,시민혁명을 통한 사회의 역동성 회복.듣기만 해도 기분좋은 말이다.모두가 지켜볼 일이다.선거혁명,시민혁명에 모두가 주연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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