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재선충병 방제 4개월 남았다
잘린 고사목 산더미…유충 활동 전 소각 시급
인공조림 지연시 산사태 등 2차피해 우려 제기

▲ 제주도내 소나무 고사목 제거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고사목 처리와 대체조림 실시, 동절기 안전사고 예방 등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해병대 장병들이 고사목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 4월을 목표로 소나무 고사목 완전 제거를 추진하고 있다. 도민·공무원 등의 자발적 참여와 전문인력·장비 투입이 확대되면서 제거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안전사고 예방과 고사목 처리 및 대체수종 식재 등 후속작업 등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고사목 처리 고민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9월2일 이후 베어낸 소나무 고사목은 16만7000여 그루에 이르고 있지만 처리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1일 처리량도 9월 초 700여 그루에서 12월 초 2000여 그루, 최근에는 4000그루에서 많게는 5000그루에 달한다.

도는 당초 고사목을 베어낸 후 현장에서 훈증 또는 소각처리 방침에서 훈증처리가 바람이 많은 제주지역 실정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현장 파쇄로 방향을 전환했다.

하지만 작업현장에 대형파쇄기를 투입하기가 어려워 한천저류지에 고사목을 옮겨 잔가지는 소각하고 통나무는 파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천저류지에는 지난 3개월간 쌓인 소나무 고사목이 산더미를 이뤄 대형 벌목장을 방불케 하고 있고 내년 봄까지 2만6000t의 고사목이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한전저류지에 옮겨진 소나무 고사목에는 솔수염하늘소 유충이 그대로 있을 가능성이 커 내년 봄까지 파쇄가 되지 않는다면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도는 고사목을 파쇄, 이를 에너지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도내 모 열병합발전소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해당 열병합발전소는 내년 10월에야 준공될 예정이어서 그동안 파쇄된 고사목 조각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안전 작업 비상·대체조림 시급

내년 4월까지 고사목을 완전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겨울철 악기상에도 벌목작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때문에 어느 때보다 안전대책 강화가 요구된다.

도는 고사목 제거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지난 9일 안전관리대책을 발표,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전신주 전선 장해 수목은 한전 등이 직접 제거작업 시행, 하천변·경사면 고사목 장비투입 제거 원칙, 현장책임자 지시 준수, 보호구 착용 의무화, 건물주변·도로변 작업시 안전성 확보 추진 등이다.

하지만 소나무 서식밀도가 높고 곶자왈·오름 등 지형적인 특성상 타 지역에 비해 사고위험이 높은 만큼 지형특성에 따라 안전매뉴얼을 개발·적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와 함께 고사목이 제거된 자리에 대한 신속한 대체조림이 요구된다. 지연될 경우 잡목들로 인해 대체조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산사태 등 2차피해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도내 해송림 피해 원인·면적은 병해충 6381㏊·염해 110㏊·복합 363㏊ 등 6854㏊며 이 가운데 피해정도가 심각, 인공조림·천연갱신이 필요한 지역은 1769㏊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도는 해송 단순림을 혼효림으로 조성, 병해충·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산림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평지권역(해발 200m 미만)은 상록활엽교목과 편백나무를 식재하고 중산간 권역(해발 200~600m)은 상록활엽교목·편백나무·낙엽활엽교목을 식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160억6700만원을 투자, 해안지역·문화재지역·고사목 집단 제거지역 등을 대상으로 나무심기·숲가꾸기·나무주사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중기 계획으로 2019~2023년 368억9500만원을 투입, 해송림 생육 전 지역을 대상으로 간벌과 갱신조림 등을 추진한다. 강승남 기자
 

현을생 제주도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은 "지난 9월2일 '소나무 재선충병과의 전쟁' 선포 이후 4개월 가까이 고사목 제거에 최선을 다했다"며 "내년 4월까지 고사목 완전처리로 제주의 청정 산림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현 본부장은 "제주도가 소나무 재선충병 사태의 심각성을 중앙부처 먼저 보고했고 대책도 먼저 수립했다"며 "소나무 고사목이 지속 발생하고 있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안전사고 발생도 우려되고 있지만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신속하게 고사목을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 본부장은 대체조림 문제와 관련 "내년에 우선 총 총 5억원을 투입해 대체조림을 계획하고 있다"며 "전문가 자문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응력이 강한 경제수림을 선택해 식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 본부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사목 제거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도민과 공무원을 비롯해 군인·경찰 등의 자발적인 참여 덕분"이라며 "고사목 제거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더 많은 관심과 격려,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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