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자씨「제주 표착과 제주인의 표류」펴내

▲ 전은자 특별연구원
'하멜 표류기'로 잘 알려진 하멜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서양에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재와 문화를 알려준 최초의 가교였다.
 
하지만 표류자의 대표 격인 그가 사실은 이양선을 타고 다니며 전세계 많은 바닷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제국주의 세력의 하수인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표류'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쿠로시오 해류가 지나는, 일본과 중국 항로 사이 바다 한 가운데라는 특성상 표류의 역사가 빈번했던 제주에서 표류는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같은 물음에 연구를 거듭해온 전은자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특별연구원(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이 각종 문헌을 조사하며「제주 표착과 제주인의 표류」한 권으로 그 역사를 풀어냈다.
 
제주에 표착한 이들 뿐만 아니라 제주인들이 일본·류쿠·베트남 등으로 표착한 사례를 함께 살피며 그 지역의 문화와 표류자들의 실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 해양사에 의미 있는 기록이 됐다.
 
전은자 특별연구원은 "표류의 역사는 살아돌아온 자만을 기억하는 역사로,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목숨을 잃거나 인생살이를 하는게 표류 역사의 한 단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사방이 열린 제주 섬은 새로운 문화가 교차하는 중요한 장소라는 인식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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