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다룬 작품 '터무니 있다'

▲ 오승철씨
제주 시조시인 오승철(제주도 문화정책과 문화예술담당)이 제주4·3을 소재로 한 '터무니 있다'로 제9회 오늘의시조문학상 공동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오늘의시조문학상은 전국의 젊은시조시인들 300여명으로 구성된 오늘의시조시인회의(의장 이지엽)가 매년 선정하는 것으로, 전국의 시조시인들이 '최고의 작품'을 가려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진행된 본심에서 수상 결정이 난 것으로, 김일연 시인의 '눈 오는 저녁의 시'와 심사를 벌인 끝에 공동 수상으로 결정됐다.
 
오 시인의 '터무니 있다'는 제주4·3 역사를 전국에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터무니'란 '흔적'을 말하는 것으로 오 시인의 작품은 제주4·3을 '기억해야 할 역사'로 강조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정기총회에서 열린다.
 
한편 오 시인은 제주 시인으로는 처음으로 중앙 일간지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지난 2010년 수상한 중앙시조대상 역시 제주 시인으로는 처음이었다.「개닦이」와「누구나 종일 홀리나」등의 시집을 발간했다.

[당선작] 터무니 있다

홀연히
일생일획
긋고 간 별똥별처럼
한라산 머체골에
그런 올레 있었네
예순 해 비바람에도 삭지 않은 터무니 있네
 
그해 겨울 하늘은
눈발이 아니었네
숨바꼭질 하는 사이 
비잉 빙 잠자리비행기
<4·3땅> 중산간 마을 삐라처럼 피는 찔레
 
이제라도 자수하면 이승으로 다시 올까
할아버지 할머니 꽁꽁 숨은 무덤 몇 채 
화덕에 또 둘러앉아 
봄꿩으로 우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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