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시인 「소실점」
인생 여정 속 그리움 마주

'어느 가슴에/ 비문 같은/ 한 편의 시이고 싶다//…시인이라거나/ 화가라거나/ 모자를 벗어버리고// 벌레 소리 자욱한 길/ 임의 가슴에 번제의/ 향기로운 노래이고자'('어느 가슴에 노래이고 싶다')
 
가슴에 사무친 그리움이 오롯이 글 위에 녹아내렸다. 곁을 떠나도, 곁에 있어도 이들에 대한 그리움은 도무지 답이 없는 듯 끝이 없다.
 
김종호 시인의 4번째 시집 「소실점」은 그렇게 삶의 여정 속 그리움의 연속을 달리는 듯하다.
 
'드디어 사람들은 섬을 떠나고/ 내 누이 기다림은 끝없는 시작/ 자꾸만 마음은 길을 잃고 쓰러지는데/ 억새처럼 울던 사람이 돌아와/ 고향바다 물마루에 누어 너울진다/ 잃어버린 유년이라도 찾아 헤매나…'('억새, 끝없는 그리움'중)
 
시인의 그리움의 대상은 사람을 지나 고향, 제주 곳곳의 물결처럼 드리워진 자연의 소재로 번져간다. 하지만 결국은 원초적 그리움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모른 채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을 들게 한다.
 
분명한 건, 이 모든 그리움이 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가 말하는 그리움은 우리 역시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모르는 그리움이었을 것이다.
 
한편 김 시인은 지난 2007년 문예사조로 등단해 제주문인협회·창조문학회·애월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창조문학사·1만원. 고혜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