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라산 눈꽃축제가 30일 오후 2시 어리목에서 간단한 폐막행사를 갖고 9일간의 일정을 모두 끝냈다.

 문화관광부가 새천년 상반기 축제로 지정한 이번 눈꽃축제는 ‘남국의 겨울 눈,남국의 겨울 빛’을 주제로 어리목과 1100고지·영실등 한라산 일대와 신제주로터리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사)제주축제문화연구원(원장 한공익)은 한라산뿐 아니라 도심 한 복판인 신제주로터리 일대에 또다른 행사장을 마련하는 새로운 패턴의 축제를 시도했다.

 그러나 행사내용이 미흡했던지,관람객들이 주최측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던지 간에 신제주로터리 인근 행사장은 결론적으로 실패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따라서 이후 축제에서는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눈꽃축제는 눈이 축제에 어느만큼 영향을 주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개막당일 비가 내리는등 행사초반에는 ‘눈없는 눈꽃축제’를 걱정케했으나,중반이후 내린 눈은 한라산의 겨울 풍경을 만들어 냈다.

 눈이 없는 기간동안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이게 무슨 눈꽃축제냐’에서 부터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없다’‘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식으로 ‘축제 폐지론’까지 들먹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눈이 온 뒤에는 ‘한라산에 핀 눈꽃은 훌륭한 관광자원이다’‘눈썰매타고 눈싸움하고 눈사람 만드는 것 만큼 재미있는 놀이는 없다’는 식으로 변해,눈이 행사의 성패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해 보여줬다.

 관람객들은 한라산 일대 눈에는 감탄사를 연발했지만 늦장 제설작업으로 빚어진 교통통제와 승객들이 순환버스 기사의 기분에 맞춰야하는 상황에서는 심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관람객들은 눈이 없는 것을 걱정하다가 정작 눈이 많이오자 ‘제설작업이 덜됐다’는 이유로 출입자체를 통제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납득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순환버스 운영을 통제하지도 못하면서 순환버스를 제외하고는 행사장에 접근할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주최·주관측의 처사는 짜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축제에 참가한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3만명가량이 늘어난 10만명(도민·관광객 포함)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통계적으로 겨울철 제주관광 비수기 타개에 한 몫하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관람객들의 피부에 닿는 제설작업과 교통문제 등을 단순히 부수적인 사안으로 인식,처리에 소홀한다면 수치가 아무리 놓더라도 ‘축제를 안한만 못하다’는 교훈을 이번 축제는 항변하고 있다.<여창수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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