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생산 월동무 시장격리·자율감축
4만t 처리 전망·305㏊ 산지폐기 신청
'풍년의 역설' 체계적인 대응 시급

▲ 농협제주지역본부는 18~20일 3일간 도내 NH농협은행 21개 점포에서 월동무 증정 사은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신뢰 회복과 더불어 과잉생산된 월동무 산지 격리를 지원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지역 생산 농산물의 체계적인 수급조절을 위한 관측 신뢰도 제고와 안정감 있는 시장 정책, 농가 인식 전환 등 '3박자'가 요구되고 있다.
 
18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덕재)에 17일 양배추 시장 격리 신청을 마감한 결과 17일까지 총 305㏊가 접수됐다. 이는 전체 생산 면적(1799㏊)의 17% 수준이다.
 
밭떼기 거래로 제주산 양배추의 70~80% 정도가 처리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매매하지 못하고 남은 물량 대부분이 산지 격리 신청을 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월동무 역시 정부 차원의 시장격리 사업을 통해 2만t 상당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으며 추가로 2만t을 자율감축하기로 하는 등 수급 조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당장 급한 불은 끄고 있지만 지난해 태풍 피해가 적고 기상여건이 양호해 앞으로 마늘과 조생양파 등이 차례로 생산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이라는 '풍년의 역설'에 휘둘릴 것으로 우려되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농산물 수급을 체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지만 현재로서는 수급조절 품목 지정과 최저보장가격제도 운영에 의존하고 있어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농가들이 보상비 지원을 기대하며 자율감축을 기피하는가 하면 산지격리를 신청해놓고 가격 변동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추가 시장 혼란도 우려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금처럼 시장격리로 수급을 조절하는 것은 임시방편도 되지 못한다"며 "생산량이 5~10% 늘거나 줄어도 시장 가격은 50% 넘게 급락·폭등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연중 공급량 조절 시스템 구축하고 농업인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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