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기회의 날개를] 2. 경력단절여성 취업

일자리 제한 속 구인·구직 미스매칭 여전
경력단절 최소화 등 해결방안 마련 필요
 
모 금융기관 '부장' 출신의 김남희씨(45·가명)는 아이 학교 문제로 5년 전 일을 그만뒀다. 다시 일을 하고 싶어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봤지만 '재취업'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가정과 병행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인데다 업체에서 '공백기가 길다'라는 답만 들을 뿐"이라며 "시간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해서 희망을 가졌지만 내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한다고 나섰지만 경력단절여성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제주사회통계조사(2012)에 따르면 제주지역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9만7785명으로, 김씨처럼 재취업 의사를 밝힌 경력단절여성들은 △20~29세 54% △30~39세 65.9% △40~49세 26.5% △50~59세 25.2% △60세 이상 3.5%다.
 
결혼·출산을 전후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이들이 대부분으로, 재취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현실은 녹록하지가 않다.
 
경력단절여성들은 육아·가사와 병행할 수 있는 직장에 재취업되길 바라지만, 그런 일자리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 또한 이전 쌓아뒀던 '스펙' 역시 '오랜 공백기'를 거치며 경쟁력을 인정받기 여려운 등 구직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제주새일센터와 서귀새일센터를 통해 취업한 경력단절여성들이 △2011년 1228명 △2012년 1484명 △2013년 1304명 등 '숫자'상으로는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 생산직·농수산물 가공직 등에 일자리가 제한되다보니 현실적으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다.
 
여기에 일부 업체에서는 '구인 요건'을 '돌봄' 대상이 없는 경력단절 여성들로 제한하는 등 재취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중첩되면서 구인·구직간 눈높이 차이만 확인하는 등 문제해결은 요원해지고 있다. 때문에 경력단절여성들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특화 교육과 이들에 대한 기업문화 변화를 이끄는 사회 인식 전환 등이 요구되고 있다.
 
정영태 제주발전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경력단절 최소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이루고 구인·구직이 이뤄져야 한다"며 "재취업 사후관리 강화를 위한 교육도 개편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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