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쓰레기 대란' 무엇이 문제인가

반입물량 처리능력 초과...매립장 조기 포화 영향
클린하우스 분리배출 단계부터 문제 개선책 절실
 
제주시 지역 가정에서 무분별하게 배출되는 생활쓰레기로 소각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는 등 쓰레기 처리난이 극심해지고 있다.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북부소각장) 반입물량이 처리능력을 넘어선 상태며, 이는 봉개동 매립장 포화시기를 앞당기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북부소각장은 제주시 동지역과 구좌·조천·남원·성산·표선 등 제주도 동부권역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북부소각장이 하루 처리할 수 있는 가연성 폐기물은 가동일수 기준 155t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지난해 하루평균 북부소각장에 반입된 가연성 폐기물은 182t으로 처리능력을 넘어서는 물량이 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북부소각장에 가연성 폐기물 6만6442t이 반입됐으나 소각된 물량은 4만7339t에 불과하며, 나머지 1만9103t은 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부소각장에 반입된 가연성 폐기물의 28.7%가 소각 처리되지 못하고 매립되면서 봉개동 매립장의 포화시기가 앞당겨지게 된 것이다.
 
이는 가정에서 쓰레기 분리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재활용 또는 불연성 폐기물까지 종량제봉투에 섞이다보니 북부소각장 반입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제주시 지역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로 적발된 건수는 537건이나 될 정도로 분리 배출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읍·면 지역 쓰레기 수거체계도 문제다.
 
음식물 분리 수거체계를 갖춘 동 지역과 달리 읍·면 지역의 경우 종량제봉투에 가연성 폐기물과 음식물을 함께 담아 배출하면서 북부소각장의 소각처리능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의 경우도 현재 가정에서 종이, 플라스틱, 캔·병 등 종류별로 분리해 클린하우스에 배출하도록 하고 있으나 차량으로 수거할 때 뒤섞이게 된다.
 
결국 봉개동 매립장으로 옮겨진 재활용 쓰레기를 인력을 투입해 재분리해야 하는 등 개선과제가 산적한 실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쓰레기 분리수거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소각장과 매립장을 운영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필 기자

"소각장과 매립장 등 폐기물처리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계획이 전제된다면 봉개동 매립장 증설 사용 문제를 놓고 행정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

김재호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장은 "지난 23년간 봉개동 주민들은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마을의 이미지 역시 쓰레기 처리장으로 인식되면서 지역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에서는 그동안 매립장을 연장 사용하는 조건으로 여러 차례 매립장 이설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매립장 포화시기가 임박해지자 일방적으로 매립장 증설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봉개동 주민들이 정신적 고통을 참고 견디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주민을 무시하는 행정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폐기물처리시설을 봉개동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계획이 전제된다면 행정과의 대화에 나설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폐기물처리시설 신규 부지가 결정된 후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봉개동 매립장을 연장 사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면서 "만약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오는 7월 매립장이 포화되는 즉시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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